일상/끄적끄적

버거움

속좁은 바다표범 2023. 6. 27. 00:15

1.
요새 내 상태.
버겁다(형용사): 물건이나 세력 따위가 다루기에 힘에 겹거나 거북하다.

좀 힘들다.
업무가 이전보다 많이 늘어났다.
이전에 내가 했던 일이 우리 부서에서 주로 하는 일들과 성향이 좀 달랐던거라
지금 추가된 일은 이전과 비슷한 것 같으면서도 많이 다르다.
사람은 부족한데 부서에서 해야 할 일이 많으니 일단 예전에 하던 일을 잠시 멈추고 새 업무에 투입되었다.
 

2.
C의 업무를 분담하는 거라 C에게 업무 가이드를 받곤 하는데
C는 숲이 아닌 나무 위주로, 그것도 매우 간략하게 설명해주는 스타일이라 전체를 파악하기가 좀 어렵다. 아는게 있어야 더 캐묻는데 나도 잘 모르니 추가 질문을 하기도 어렵고..
C와의 논의가 원활하지 않다보니 별 거 아닌 일에도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
파트장-내 전 업무파트너였다-이랑은 이런 문제가 없었어서 짜증나고 당황스럽다. (물론 C가 일부러 그러는 게 아니라는 건 안다.)
 
 
3. 
협업부서는 여전히 갑질이다.
말도 안되는 트집에 말문이 막혔다. 
나는 아직 내공이 부족해서 길게 대응하지 못하고 물러났는데, 물러나고 보니 그들의 궤변에 말려들었다는 걸 깨달았다. 
아쉬움이 컸는지 그 때의 상황이 며칠 동안이나 머릿속에 맴돌았다.
 
 
4.
예전에 하던 일을 잠시 멈췄다고 해서 그 일을 안해도 되는 건 아니다.
여기저기서 예전 일을 해 달라고 연락이 오고있다.
오죽하면 앞 자리의 수석님이 나더러 1.5배의 연봉을  받아야 한다며 우스갯소리를 하신다.
1.5배는 개뿔, 새 업무가 익숙하지 않아 고과 받기도 쉽지 않을 거 같다. 
이렇게 고과를 신경쓰게 되다니.. 너무나 회사원스러워서 우울하다.

 
5. 
이 또한 지나가겠지. 
그래.. 잘 넘기고 나면 나는 천하무적이 돼 있을거다.
그렇게 스스로를 세뇌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