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부터 U.S Capitol (국회의사당) 방문 예약을 했다.
무료 tour program이 있는데 예약하면 줄서지 않고 시간에 맞추어 입장할 수 있다고 한다.
국회의사당에서 보여줄 게 얼마나 많길래 tour program을 제공하나 싶어 호기심이 생겼다. 국회대로를 그렇게 많이 지나다니면서도 우리나라 국회의사당에는 가 본적이 없는데 말이다. ㅎㅎ
일단 아침을 먹고.

숙소에서 국회의사당까지 꽤 가깝고 근처에 bike share 정류장도 있길래 아침부터 열심히 페달을 밟았다.
구글 지도를 보며 열심히 이동했건만 건물 앞쪽이 아닌 뒤쪽으로 도착하여, 옆문을 통해 국회의사당 구역으로 진입, 건물 주변을 한 바퀴 빙 둘러서야 건물 입구를 찾을 수 있었다.
머피의 법칙이라고 해야하나, 오른쪽 방향으로 가면 바로 입구인데 왼쪽으로 가는 바람에 건물을 한 바퀴 돌았다. 그래서 내가 찍은 사진은 이렇게 건물의 뒷 모습이다.
날씨가 좋아서 하늘이 높고 참 예뻤다.

건물 입구서부터 보안 검색을 한다. 가방을 검색대에 통과시키는데, 내 가방은 열어보라길래 열어서 보여주고 통과.
방문자 센터에 예약 내역을 보여주고는 예약 시간이 프린트된 스티커를 받았다.
스티커를 붙이고는 같은 시간 대 사람들끼리 모여있다가 가이드에게 인계되었는데, 이 방 저 방 다니면서 이런저런 설명을 해줬음에도 내 영어 듣기 실력 & 아침시간 대라 집중력 저하 & 관심없는 미국역사 등의 이유로 제대로 안들렸/었다.
그냥 뒤에서 어슬렁 거리면서 쫓아만 다닌 듯 싶다.
기억 나는 것이라고는 (사진에 메모해 둔 내용으로 간식히 기억을 떠올렸다.) 건물 지하에 미국 초대 대통령인 조지 워싱턴을 위한 무덤 자리를 준비햇는데, 조지 워싱턴이 사망했을 당시에 건물이 완공되지 않아 이 곳에 묻히지 못했다는 것 정도다.
실제로 어디 어디에 묻혔다고 설명하는데 미국 지명을 잘 모르니 들어도 모르겠더라.
국회의사당의 돔 부분과 돔의 정중앙에 그려져있는 그림이다.


사진 찍는 잠시 동안에도 목이 확 꺽이던데 하루 종일 그림을 그렸을 화가는 얼마나 힘들었을지 상상이 안된다.
그러고보니 미켈란젤로도 천지창조를 그린 후 목 디스크로 고생했다는 말을 들었었는데, 열악한 작업 환경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멋진 작품을 남겨준 당대의 예술가들에게 경의를 표한다.
돔 벽면에는 있는 사람 조각들은 부조인 줄 알았는데 그림이란다. 조각처럼 보이게 하려고 입체적으로 그려놨다.

미국하면 맨하탄이나 월가같은 현대적인 이미지를 떠올렸었는데, 국회의사당 내부 장식은 유럽 느낌이 물씬 난다.
이민자들의 나라이고 위정자들은 대부분 유럽 출신이었을 테니 그런게 아닌가 싶다.
20달러 뒤에 있는 그림과 포카혼타스가 결혼을 위해 세례를 받는 모습.


포카혼타스가 실존 인물이라는 것을 처음 알았다. 결혼을 위해 세례를 받는 모습이라는데, (제대로 알아듣지 못해 정확하지는 않지만) 가이드가 설명하는 어감이 뭔가 안타까워하는것 같았다.
국회의사당 투어가 끝나고 어딘가로 따라가니 the Tunnel to the Library of Congress라고 씌여진 통로로 안내한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수의 책을 소장하고 있다는 의회도서관 되시겠다.

도서관이면 서가를 보여주려나, 볼게 뭐 있나 싶었는데, 생각보다 화려하고 멋있는 내부에 입이 떡 벌어졌다.
들어가서 바로 있는 메인 홀에 LIBRARY OF CONGRESS가 쓰여져있는데, 꼭 마치 '어서와 의회도서관은 처음이지?'하고 맞이하는 것 같았다.
도서관 천장은 사진보다 훨씬 화려했다.

아치형의 문 아래로 지나가면 전시실이 있는데, 구텐베르크의 금속활자를 이용해 출판된 구텐베르크 성경이 전시되어있다. 아치형 문의 천장에도 벽화가 그려져있어 구석구석 신경 쓴 인테리어(?)에 감탄하며 가이드를 놓칠새라 부랴부랴 쫓아간다.

2층에서도 전시를 하고 있었는데 엄청 열심히 보지는 않았다. 벽화는 여전히 화려하다. 여인의 모습이 그려져 있는데 누구 부인의 얼굴이라 벽화의 얼굴 생김이 모두 같다고 한다.

의회도서관 설계도 같은 것도 있고.

그런데 도서관이라며 왜 계속 전시실만 구경시켜 주나 했는데, 도서관에는 당연히 들어갈 수 없고, 도서관 전경(?)을 볼 수 있는 스팟으로 안내해줬다.
전망대 같은 이곳에서 아래에 있는 도서관의 모습을 잠시 담아본다.
이게 뭐라고 멋있어보이는지.ㅎㅎ

투어가 끝난 후 밖으로 나와 외부에서 본 의회도서관 모습이다.
국회의사당에서 내부 통로를 이용해 이동했더니 내가 구경하는 건물이 어떻게 생긴지도 몰랐었는데 건물 외관은 이렇다.

아래는 밥 집 찾으러 배회하다 찍은 국회의사당의 정면 모습. 최근 트럼트 지지자들의 국회 난입 사건으로 뉴스에 자주 나오던데 괜시리 반가웠다.

투어 끝나고 너무나 허기져서 가까운 곳에 밥 먹을 만한 곳이 있는지 검색했고, 마침 멀지않은 곳에 있는 햄버거 집을 찾았다. 음식점 검색할 때 구글 지도가 굉장히 유용했는데 평점만 어느정도 높으면 실패할 확률이 매우 낮다.
Good Stuff Eatery의 맛있는 햄버거.

역시 미국 햄버거는 수제 소고기 패티에 육즙이 살아있다.
점심시간 대라 주변 직장인들이 점심 먹으러왔는지 주문 줄도 길었고 빈 자리도 겨우 찾아 앉았다.
절반정도 먹다가 시차때문에 졸립고 두통이 심해 숙소로 돌아가야 했다.
원래 한국에서도 수면 시간이 불규칙했었는데 시차까지 있다보니 밤에 잠을 잘 못자서 컨디션이 별로 좋지 않았다.
열심히 페달을 밟으며 숙소로 돌아가는 길에 찍은 어느 집.

뭔가 미국스러운 느낌이 물씬난다.
국가기관으로 둘러쌓인 동네이고 성조기도 있는 것이 꼭 공관같다. 만약 일반 가정집이라면 음..좀 잘사는 사람의 집이 아닐까. 조경이 예쁘면서 거리가 깨끗하고 조용한 것이 예전에 교수님 댁에 갔을 때 그 동네 느낌이라 분명 일반 중산층 집은 아닐거 같다.ㅎㅎ
오후 시간에 아무것도 안하는 게 아까워서 숙소에서 진행하는 조지타운 투어를 예약했고 18시 30분에 로비에서 모였다.
조지타운으로 가는 버스비만 각자 지불하는 무료투어여서 가이드도 자원봉사자였는데, 자기소개를 시켜서 좀 당황했다.
긴 대학원 생활은 자존감을 뚝뚝 떨어트리는데, 논문 심사 받기 바로 직전의 학기에 교수님과의 관계가 극악으로 치닫으면서, 심사를 무사히 통과했음에도 그 후유증은 트라우마 같이 남아있었다.
누군가의 앞에 나서는게 너무 싫었던 시기라서 도망가고 싶었다..
가이드인 니콜은 그 이름처럼 말투가 똑부러졌고 귀엽지만 똘똘해 보이는 인상의 여자였다.
조지타운에 대한 여러가지 설명을 들었으나 역시 기억하지 못하고...;;


존 F. 케네디가 살았던 곳.

집 안에 케네디 초상화가 있어서 집 안에서 불을 켜면 창문 밖으로 초상화가 보인다고 한다.
저녁 8시가 다 되었는데도 날이 밝아 포기하고 돌아섰는데, Bee가 해 질때까지 기다려서 찍어온 사진을 통해 초상화를 볼 수 있었다.
Bee는 위스콘신 대학교에서 공부하는 태국 유학생으로 방학이라 여행 중이라 했다.
Bee도 혼자 와서 일행이 없다보니 얘기도 하며 함께 다녔는데, 점점 투어 무리로부터 멀어지더니 어느 순간 사라졌다. 무리를 놓쳤나싶어 은근히 신경쓰여 한참을 뒤 쪽으로 힐끔거렸다.
그러다 투어가 끝난 후 호스텔로 복귀한 밤에 휴게실에서 우연히 Bee를 다시 만났는데 얼마나 반갑던지, 꼭 잃어버린 동생을 만난 기분이었다.
어디갔었냐고, 길 잃은 건 아닌지 걱정했다 했더니 Bee는 자랑스럽게 자신이 찍은 사진을 보여줬다.
당시에는 별 감흥이 없었는데 찍었던 사진을 공유해달라고 할 걸 이제와서 아쉽다.
다음은 조지타운 대학교.

딱 이 건물 앞에서 '여기는 조지타운 대학교고, 저 건물은 해리포터 시리즈의 호그와트 마법 학교를 연상시키는 건물로 유명해.'라고 설명하고는 다들 우르르 사진 찍고 다음 장소로 이동했다.
영화 엑소시스트 촬영 장소란다. 엄청 유명한지 다들 아는 척을 하던데 나는 영화를 보지 않아서 알 수가 없었다.
저 건물로 가까이 가면 엄청 긴 계단이 나오는데 영화에서는 계단 아래에 누가 쓰러져 있다고 했다.

계단을 내려가서 직접 드러누운 여행자 1과 그 모습을 촬영하는 여행자 2.

가이드가 알려준 식당 중 한 곳에서 저녁을 해결했다.
치즈 라자냐였던 걸로 기억하는데 치즈가 내가 생각했던 것과 달라 예상보다 느끼했다. 그냥 피자나 시킬 걸 당시의 나는 느끼한게 엄청 먹고싶었나보다.ㅎㅎ

숙소로 돌아가는 버스를 기다리며 찍은 밤 거리.

혼자 여행을 가면 해 지기 전에 무조건 숙소로 돌아가는 편이다.
조명때문에 거리는 환한데 길에는 묘하게 사람이 적어 약간 긴장했던 것 같다.
약간은 충동적으로 나온 투어였는데 그래도 덕분에 잘 구경했다.
버스를 타고 숙소로 돌아가며 하루를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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