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2018 미동부 · 캐나다

[D+10] 보스턴-하버드대학 / 퀘벡으로

속좁은 바다표범 2023. 4. 8. 10:35

오늘 퀘벡으로 간다.


비행기 시간이 오후 세시라 보스턴에서 오전 시간을 보낼 여유가 있어 보스턴의 명문 대학, 아니 세계적 명문 대학인 하버드 대학에 들르려고 한다.

솔직히 말하면 학교를 너무 오래다녀서 대학캠퍼스에 대한 로망이 없다. 우리 학교에 관광객이 올 때도 '여길 왜 오지'라는 마음이었으니.
하지만 하버드라지 않나. 
보스턴에 가면 꼭 가는 곳이라니 나도 간다.


아침을 먹고 출발.



지하철을 타고 하버드 역에서 내려 조금 걸으면 바로 Johnston Gate 가 보인다.

Gate로 들어오면 Harvard Yard 라는 잔디밭이 있는데 잔디밭 주변을 빙 둘러가며 무슨무슨 hall이라고 불리는 건물들이 많다.

모두 신입생 기숙사란다. 
아래는 그 중 하나인 매튜스 홀.



잔디밭 중앙 즈음에 사람들이 몰려있고 그 곳엔 하버드 대학 설립자로 알려진 존 하버드의 동상이 있다.


존 하버드가 실제로 대학을 설립한 것은 아니란다. 
대학에 자신의 재산을 기부했고 이를 기념하여 학교 명칭이 하버드로 변경된 것이라고 했다. 
기부액이 얼마나 컸길래 대학 이름을 바꿀 정도일까.ㅎㅎ


그의 왼발을 만지면 하버드에 입학할 수 있다고 해서 나도 왼발을 만지며 기념사진을 찍었다.
학교를 다닐 일은 더 이상 없지만 관광객의 본분에 충실하게 남들 하는 건 다 따라한다.ㅎㅎ

사람들이 하도 발을 만져대서 발의 색이 변했는데 오른 발도 같이 변해있다. 두 명이서 기념 촬영을 할 때 한 발씩 만지나보다


하버드 동상을 보고는 산책하는 기분으로 천천히 캠퍼스를 둘러봤다.


성당같은 외관의 크고 화려한 붉은 건물, 고딕양식으로 지어진 Memorial Hall.
미국 남북 전쟁에서 희생된 하버드 학생들을 기리기 위한 건물이다.


예배당. Swedenborg Chapel


Harvard & Yenching Library.
입구에 '동아시와 언어와 문명 학과(Department of East Asian Languages and Civilizations)' 라는 현판이 있는 걸로 봐서 해당 학과 소속의 도서관같다. 2층 짜리 도서관이라니 역시 땅 덩이가 넖은 나라답다.

낮은 건물이지만 너비가 상당해서 한 컷에 담아지지 않는다. 
찾아보니 하버드에서 세번째로 큰 도서관이란다. 어쩐지 건물이 옆으로 길더라. 
우리나라 대학 건물들은 점점 높아지는데.


휠체어가 올라가는 경사로의 경사가 상당히 완만한게 인상깊어서 찍어봤다.

우리나라 건물 입구에서 봤던 대부분의 경사로는 길이가 짧은대신 경사가 높거나 경사가 낮으면 방향을 전환이 잦았던 것 같다.
바퀴달린 것들은 경사로를 이용할 수 밖에 없는데 휠체어가 다닌다고 생각하면 상당히 불편하고 위험해보이는 구조다. 
그래서 경사로라고 하면 휠체어보단 택배 수레가 다니는 길이라는 인식이 조금 더 있었다.

그런데 이 건물의 경사로를 보는 순간 휠체어를 위한 길임을 바로 알겠더라. 
사소한 것이지만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가 와 닿았다.


Center for European Studies.



오랜만에 현대식 건물인 Science Center.
정면에서 찍었더니 마치 3층짜리 건물 같이 나왔는데 계단식 논 같이 뒤로 갈수록 층 수가 점점 높아지는 형태의 건물이다.

외부인이 들어갈 수 있는 유일한 건물이라고 들었는데 그냥 학교 건물이지 싶어 굳이 들어가보진 않았다.



이쪽 방향으로 가면 로스쿨 건물들이 있다고 한다.


Pound Hall.
딱 봐도 강의동 같이 생겼다.


The Reginald F. Lewis International Law Center.

Reginald F. Lewis는 하버드 로스쿨 졸업생으로 하버드 주요 건물에 이름이 쓰인 첫 아프리카계 미국인이다. 
당시를 기준으로 하버드 역사상 가장 많은 기부를 했고 그 기여를 인정받아 국제법률센터의 건물 명칭이 그의 이름을 포함하는 현재의 것으로 변경되었다고 한다. 
그의 장학 재단은 소수민족변호사를 법학교수로 키우는데 지원을 한다고 한다.


Caspersen Student Center.
강의실, 컨퍼런스 센터, 학습공간, 라운지, 펍, 식당 등의 편의시설이 있는 건물로 학생 회관 쯤에 해당한다.



Langdell Hall.
Harvard Law School Library 가 있는 건물로 강의실과 그룹스터디룸도 있다고.



기숙사 건물 Residence Hall.
하버드 야드에 있던 기숙사도 컸지만 이곳도 규모가 상당하다.



Austin Hall.
강의실, 사무실,  Ames 법정이 있는 건물.



넓은 캠퍼스의 지극히 일부 구역만 다니긴 했지만 이상할 정도로 사람이 없어서 조용하게 산책을 할 수 있었다.


발도장 끝. 이제 그만 나가야지.




학교 밖에 있는 서점이 유명하대서 잠깐 들렀다. 
인터넷에서 보길, 우리나라에선 절대 볼 수 없는 책이 있다고 해서 나도 찾아봤다. 

바로 북한 가이드북이다.

몇 장 읽어봤는데 기분이 이상하다. 
우리에겐 금기시된 곳이라 여행지로서의 북한은 생각해본 적이 없는데 책을 보면 멀쩡한 나라같이 소개되어 있다. 
뭐, 외국인은 단체 여행이 가능하다고 했으니..

기념품으로 하나 사볼까하다 국가보안법이 무서워서 관뒀다.



근처 스벅에서 잠시 쉬다 숙소로 돌아갔다.




숙소에 맡겨뒀던 짐을 찾아 퀘벡으로 가기위해 공항으로 간다.




지하철 실버라인이 공항으로 바로 연결돼서 공항가는 길이 쉽고 편하다.




[보스턴(15:35)→토론토(17:29), 토론토(19:55)→퀘벡(21:28)]

미국에서 퀘벡까지 직항이 없어서 토론토를 경유해야 하는 일정이다. 
비행시간 자체는 길지 않은데 경유 시간이 있어서 밤이 되어야 퀘벡의 숙소에 도착할 것 같다.

평일인데도 공항에 사람이 많더라. 
국제선을 타야해서 여유롭게 출발하지 않았다면 당황했을 것 같다.


보딩시간을 기다리며 먹는 늦은 점심. 

숙소 옆 중식당에서 포장한 해산물 만두다. 
전 날 밤에 샀던 전병이 맛있어서 또 갔는데 이번에도 실망시키지 않았다. 
다음에 보스턴에 갈 기회가 있으면 또 가고 싶은 곳이다.


약 2시간의 비행 후에 토론토 도착.
토론토 공항에 영어와 불어가 병기되어 있는 것을 보니 캐나다에 왔다는 게 실감난다.

경유 비행기지만 수하물 연계가 안돼서 캐리어를 찾아야했는데, 어라? 내 캐리어가 커버가 벗겨진 채로 벨트를 돌고있다. 
내 커버는 어디로 간걸까.
이번 여행을 위해 새로 산 건데.. 이럴수가!! ㅜㅜ



캐리어 커버가 없는채로 다시 수하물을 부치고 퀘벡행 비행기를 기다리는데 보딩타임이 계속 미뤄진다. 
한 번에 확 미뤄지는 것도 아니고 20분씩 미뤄지니 희망고문을 당하는 기분이다.

우리 비행기뿐만 아니라 다른 비행기도 지연이라 공항 게이트 앞은 대기하는 사람들로 바글 바글했다.
저녁 비행기라 도착 시간이 신경쓰였었는데 계속되는 지연에 도착 시간이고 뭐고 빨리 비행기를 타고 싶은 마음 뿐이었다.

그러던 중 내가 타야할 비행기가 오버부킹되었다고 방송을 하더라. 
정원 초과된 몇 명에게는 호텔을 제공할테니 내일 비행기를 타야한다는 내용이었는데 가장 중요한 대상자 조건이 안들린다. 
두 번 정도 방송을 했는데 그래서 누가 내일 비행기를 타야하는지 여전히모르겠다.

뉴스에서 봤던 오버부킹으로 인한 탑승거부 기사가 생각나며 '실컷 기다리다 탑승구 앞에서 거부당하면 어떡하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불안함 마음으로 온갖 상상의 나래를 펼치다 매도 먼저 맞는게 낫다고, 데스크에 가서 직접 물어보기로 했다. 오버부킹됐다고 하던데 나는 탈 수 있냐고. 
뭐라 뭐라 말하는데 도통 이해가 안됐지만 결과적으로 나는 노프라블럼 이란다. 
그래, 노프라블럼이면 된거다. 잠시지만 심장이 쫄깃했다.

계속 계속 지연되다 9시가 넘어서야 비행기를 탈 수있었다. 
정상적이었다면 퀘벡에 도착해야 하는 시간이지만 토론토 공항을 떠난다는 것만으로도 너무 좋아서 다른 생각은 안 들었다.



기내에서 깜박 졸았더니 퀘벡이다.
캐나다 입국 심사가 까다롭대서 약간 긴장했는데 순식간에 끝나버렸다. 
키오스크로 입국심사를 했는데 키오스크에 줄 서 있을 때 담당 직원이 캐나다에 며칠 머물 것인지 묻는게 다였다.

피곤하다.
빨리 숙소로 가 쉬고 싶다.

공항에서 숙소가 있는 시내까지 대중교통으로는 가기가 애매해서 택시를 타는게 가장 효율적이랬다. 요금도 정액이라 바가지를 쓸 일도 없다고.


거의 11시가 다 된 시간이라 택시 운행이 종료 되었을까봐 걱정했는데 다행히 아직 운행하고 있다. 
어서 가자.ㅎㅎ


택시를 타고 무사히 숙소에 도착. 처음 경험하는 연착이라 체크인이 원활하지 않을까 불안했는데 다행히 비슷한 시간 대에 도착한 여행객들이 많아서 안심이었다.

내일을 기대하며 얼른 씻고 잠자리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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