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끄적끄적

롤러코스터

속좁은 바다표범 2024. 11. 14. 02:10

어제오늘 내 마음이 마치 롤러코스터 같다.

모배우의 부고 소식을 듣고 우울감에 빠져들었다.
(퇴근을 엄청 늦게 했음에도) 우울한 마음을 주체하지 못해 글을 썼다. 글로라도 감정을 내뱉지 않으면 감당이 안될 것 같았다.


사실은 익명의 힘을 빌어 내 속마음을 표출하고 싶어 블로그를 시작한 거다. 그런데 말을 한 번 뱉으면 주어 담을 수 없듯이 인터넷상의 글도 한 번 발행되면 캡처로 박제될 수도 있다는 생각에 정말로 솔직할 수는 없었다.


어제는 너무 힘들어서 마구 글을 썼다.
미친 듯이 감정을 내뱉고 나니 진정이 되더라.





언젠가부터 스스로 삶을 마감한다는 것에 거부감이 안 들기 시작했다.
당장 죽겠다는 것도 아니고 삶을 포기하겠다는 것도 아니다.
단지 삶의 의미가 없다면 굳이 오래 살 필요가 있나 싶은 거다.

삶의 의미를 잃었는데 살아야 하는 이유를 다시 찾지 못한다면 과연 행복할까.
그럴 땐 계속 살아야 하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이런 생각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며 우울감에 빠져들었다.




해야 할 일이 많아 기분이 다운된 채로 계속 있을 순 없었다.
우울감을 내보내기 위해 꽤나 적극적으로 하루를 보냈다.


점심은 일부러 파트원과 함께 먹었다.
밥을 먹으면서 괜히 앞사람에게 한 번 더 말을 걸었고,
밥을 먹고는 함께 산책을 했다.
산책을 할 때도 내가 먼저 말을 했다. (평소의 나는 주로 듣기만 한다.)
T의 담당 업무에 이슈가 생겨서 T가 K수석님과 이런저런 얘기를 하는데 거기에도 끼어들어 의견을 보탰다. (평소라면 듣고만 있었을 거다.)
퇴근 후에는 바로 운동을 하러 갔다.
러닝머신을 뛰니 스트레스가 좀 해소되는 것 같다.
운동을 다녀와선 T의 조언대로 주식을 매도했다.
실수로 매도 양을 잘못 입력해 양도소득세를 내게 되었지만 어쨌든 익절이다.


매도 실수에 대해 엄마와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 보니 언제 우울한 적이 있었냐는 듯 기분이 멀쩡해졌다.
그리고 내일 회사에서 있을 이벤트에까지 생각이 미치면서, 내일이 기다려졌다.

내일이 기다려져서 다행이다.
정말로 다행이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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