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이 주말에 지방에 가신다고 해서 모처럼 당일치기 혼여를 계획했다.
늙은 자식을 혼자 두고 집을 비우는 게 마음에 걸리셨던지 (내 나이가 몇인데!!) 부모님은 언니에게 연락을 해 우리 집으로 불렀고 혼여는 둘이 가는 여행이 되었다.
원래는 영월에 가려고 영월의 가을 축제와 밥집을 알아놨었다.
도착하면 아점 혹은 점심을 먹으려고 했는데 꾸물 데다 출발이 늦어졌고, 식당 브레이크 타임에 도착할 거 같아 점심은 제천에서 먹으려고 제천으로 방향을 돌렸다.
가려는 제천 식당도 브레이크 타임이 있지만,
제천이 영월 가는 길목에 위치해서 영월보다는 30분 덜 걸리기 때문이다.
주말 나들이라 차가 밀릴 줄 알았는데, 어설픈 시간대에 출발해서 그런가 도로 위에 차는 많았지만 밀리진 않았다.
안 밀리니 신이 나서 열심히 액셀을 밟았다.
(내비게이션의 예상 도착 시간보다 20분 일찍 도착했...😉)
늦은 점심을 먹기 위해 방문한 마당갈비막국수.

식당 주변 골목에 주차가 가능하고 식당 앞에 두 대 더 댈 수 있는데, 제천 명물인 덩실분식이 근처에 있어서 골목 주차는 항상 만차다.
다행히 식당 앞에 한 자리가 비어있어서 얼른 주차하고 안으로 들어간다.
시간대가 시간대인지라 손님이 우리 밖에 없었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손님들이 계속 들어오더니 금세 식당이 북적북적 해 졌다.

하얀민들레밥 2개요~

밑반찬이 정갈하고 맛도 좋다.
제천 식재료에 사장님의 손 맛이 어우러져 깔끔하고 담백한 맛이다.
민들레밥 두둥~~

솥밥을 그릇에 덜어서 양념장에 비벼먹으면 너무 맛있다.
두 시간 여를 달려온 보람이 있는 맛이다.
집된장으로 만든 찌개도 정말 오랜만이었는데 역시 맛있었다.
양이 꽤 많았는데도 맛있으니 계속 먹게 되더라.
최선을 다해 다 먹었다.
배 뻥!!
배를 채웠으니 이젠 카페인을 섭취할 시간.
구글 지도를 살펴보다가 근처의 커피 맛집을 우연히 발견했다.
밥집에서 몇 백 미터밖에 안 떨어져서 소화시킬 겸 슬슬 걸어간다.
도착! 관계의 미학.
(옛 건물-여인숙이었단다-을 그대로 사용하는 데다 간판도 크지 않아 외관상으론 카페 같지 않다.)

들어가면 정면으로 보이는 지도와 메뉴판.
카운터는 바로 우측이다.

건물에 호기심을 자극하는 공간들이 좀 있었는데 호기심 해결에 꽤 많은 도움이 되었던 지도이다.



커피가 코로 안 들어가게 타인을 배려해 달라는 안내문.

A: 야 뭐 해
B: 나 커피 마셔
A: 거기 코야
커피를 코로 마시는 그림이 너무 웃겨서... ㅋㅋㅋㅋㅋ
드디어 받은 커피.

사장님이 커피에 진심인 것 같다.
맛은 당연히 있고,
커피 잔을 데워서 주는 데다, 물 온도도 맞춰서 내린 건지 마시기에 딱 좋았다.
심지어 커피 양은 다른 곳의 두 배다.
단돈 육천 원에 이 맛과 이 양이라뇨?
남는 게 있으세요..??
정말 만족스러운 커피였다.
컵도 카페에서 커스터마이징 한 것인가 보다.
몇 모금 마시니 컵 안쪽에 카페 상호명이 나오는데 색과 폰트가 컵과 잘 어울린다.

여러모로 사장님이 심혈을 기울여 운영하는 카페인 듯하다.
이곳을 발견한 것만으로도 제천 여행은 성공적이라 할 수 있겠다.
다음에 또 제천에 가면 무조건 재방문 예정이다.
그런데, 조용한 공간을 지향하는 건 살짝 부담스러워서😅 다음엔 테이크아웃으로 즐기려고 한다.ㅎㅎ
지금도 생각나는 커피 맛이다.👍
또 가고 싶구먼.
+ 마당갈비집에 간 건 민들레밥도 먹고 그곳에서 파는 된장고추를 사기 위해서였다.
아쉽게도 작년에 만들어 둔 된장고추는 모두 팔렸고, 올해는 10월에 고추를 따서, 딱 어제 담그셨다고...
숙성시켜 맛을 보려면 11월 중순은 되어야 한다고 했다.ㅜㅜ
아쉬워서 김장아찌라도 사 오긴 했으나 조만간, 곧, 언젠가 다시 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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