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발전]
연차가 좀 남아서 한 번에 사용하려고 비행기표를 알아보던 중 혼밥이 편한 나라를 찾다가 대만 타이베이를 선택했다.
타이베이에서 인턴을 했던 언니가 이런저런 참견을 하다가 함께 가자며 언니도 연차를 냈는데
휴가를 앞두고 둘 다 무진장 바빠서 출발 전까지 한 것이라곤 호텔예약과 유심구매 밖에 없었다.
'뭐 어떻게 되겠지'하며 일단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1일차]
김포공항 출발 쑹산공항 도착.
숙소는 타이베이 메인역 근처의 시티즌M노스게이트 호텔.
타이베이 메인역 Z10출구 계단으로 올라와 뒤쪽 방향으로 350m를 가면 (높은) 호텔 건물이 보인다.
350m를 가는 동안 왼쪽으로 입시학원, 우체국, 국립양명교통대학 관리학원을 지났다.
첫 길에 우왕좌왕 헤매며 도착한 호텔 룸은
생각보다 좁았고, 좁아서 그런지 실내 배치는 매우 컴팩트했다.
손님 타깃이 젊은 친구들인지 체크인을 키오스크로 하고-물론 직원은 옆에 상시 대기중- 호텔 룸 내부 제어도 아이패드로 한다.
인테리어도 전체적으로 젊은 분위기. 요새 말로 힙하다고 해야하나..?

배가 고파서 짐만 놓고는 바로 시먼딩으로 나갔다.
로컬식당에 가고 싶은데 시간이 일러서 그런지 문을 연 곳이 많이 없다.
주변을 한참 돌아보다가 그래도 손님이 있는 (간판없는) 식당으로 들어가 덴뿌라(65윈)와 루로판(55원)을 주문했다.

어묵위에 뿌린 소스는 우리네 떡볶이 맛-식당마다 소스 맛이 다르다고한다-이고
루로판은 간장고기 밥이다.

좀 더 괜찮은 식당에 가면 루로판의 고기 덩어리가 훨씬 크다고 하는데, 시장이 반찬이라고 우리는 싹싹 긁어 먹었다.
첫 끼니라고 사진을 찍어서 가족 카톡방에 올렸더니 아빠의 첫 마디가 '정말 서민음식이구나!' 였다.ㅎㅎ
짭짤한 걸 먹었더니 단게 당긴다.
마침 바로 옆에서 또화(두부푸딩)를 팔아서 전통또화(55원)을 주문해 둘이 나눠먹었다.
토핑은 타피오카펄과 율무.


생강 국물을 넣어줄까 묻길래 넣어달라고 했더니 약간 쌍화탕 맛이 난다.
첫 입엔 좀 달다고 느꼈는데 두부와 율무에 간이 없어서 그런지 함께 먹으면 그렇게 달게 느껴지지 않았다.
(대만에서 먹은 또화 중 이게 가장 맛있었다.)
배 부르니 피곤이 몰려와서-전 날에 네 시간밖에 못잤다- 잠시 앉아있을 카페를 찾아 똥먼(동문)으로 갔다.
줄이 엄청 긴 곳이 있길래 가봤더니 천진 총좌빙을 파는 줄이다. 언니가 이건 꼭 먹어야한다고 해서 우리도 줄을 섰다. (카..카페는..?)




예전에 천진 동네에서 먹었던 계란빙은 빙 속안으로 계란물을 넣어 구워줬었는데
여긴 그냥 부친 계란을 빙에 끼워주길래 아무것도 추가하지 않은 일반 빙(30원)으로 주문했다.
근처 융캉공원에 앉아 동네 아이들이 노는 모습을 구경하며 총좌빙을 먹었다. (천진에서 먹었던 것과 가장 비슷한 맛이라 반가웠음)
고소하니 맛있는데 좀 느끼해서 이젠 진짜로 커피가 마시고 싶었다.
가까운 카페는 만석이고 다른 카페는 대부분 테이크아웃만 가능한 곳이라 결국 편의점에서-세븐일레븐이 스타벅스랑 같은 원두를 쓴다며- 아메리카노(45원)를 사서 다시 융캉공원으로 왔다.
카페인이 들어가니 좀 살 것 같구먼.ㅎㅎ
카페인의 힘을 빌어 기운이 좀 나는데다 똥먼에 대한 언니의 기억이 되살아나 이곳 저곳을 추억하며 다녔다.
지하철 역으로 가던 중에
언니가 갑자기 멀리 보이는 간판을 가리키며 만두를 먹고가자고 한다. 예전에 먹었던 만두체인점이란다.
그래, 가고 싶으면 가야지.


만두는 낱개 주문이 가능하다.
구운만두로 오리지날 4개, 부추 4개, 옥수수 2개, (물에) 찐만두로 오리지날 4개, 부추 4개,
황진토푸(황금두부: 튀긴두부)와 수안라탕을 주문했다. (총 213원)


구운만두는 튀기듯이 구워 바삭하면서도 고소하고, 찐만두는 만두 피와 속이 부드러워 배가 부른데도 잘 먹혔다.
황진토푸는 채소류가 품절이라 점원 추천으로 산건데 소스가 달콤해서 생각보다 맛있었고
수안라탕은 기대했던 것보다 덜 시고 더 매워서 나는 거의 못먹었다. 후추 맛이 너무 강하더라.
타이베이 도착한지 몇 시간만에 맛 본 로컬 음식이 몇 개인지.. 로컬식당 체험을 제대로 하고있다.
먹고 걷고 먹고 걷고의 연속이라 좀 피곤했지만 숙소로 돌아가기엔 시간이 일러 용산사에 들렀다. (전에 왔을 때 못가본 곳이다.)
용산사 도착.
정문에서 용 두마리가 방문객을 맞이한다.

'도심에 있는 실제 예불을 드리는 예쁜 절' 정도로만 알고 있었는데
정문을 지나 처음 보이는 건물이 매우 화려하고 주변의 유등(유등이 맞는지는 모르겠지만 진주 남강의 유등축제에서 봤던 것들과 비슷하게 생겼다)도 색색으로 밝게 켜있어 예쁜걸 넘어 엄청 화려하게 느껴졌다.







안 쪽에 기도하는 방문객들이 있어 방해되지않게 조용히 한 바퀴 둘러보고는 얼른 나왔다.
용산사 앞에 있는 야시장도 둘러봐야지.
(언니가) 이곳 초입에서 파는 덴뿌라가 맛있다고 하는데 배가 불러 더 먹을 수 없었다. 아쉽지만 다음을 기약하며 숙소로 돌아왔다.

첫 날인데 몇 시간만에 2만보나 걸었다.
맛있는 거 먹으면서 쉬려고 온건데..ㅜㅜ
숙소에 도착해서는 그냥 기절한 듯하다.
+ 타이베이 메인역(지하철역)에서 Z구역까지 꽤 멀지만 역사 밖에서 캐리어를 끌고 가는 것보단 지하도로 가는게 훨씬 낫다.
+ Z구역은 을지로 지하상가같이 여러 가게들이 모여있어 꽤나 북적인다.
가게가 문을 닫은 시간에는 인적이 뜸한 편인데 Z10 출구 쪽에 오락실(?)이 있어서 그나마 음악 소리가 들리고 게임하는 학생들도 있어 좀 낫다. 학원이 끝나는 시간에는 학생들이 Z10에서 우르르 내려오기도 한다.
+ 숙소엔 대체적으로 만족하는데, 커피포트가 없는 게 젤 아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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