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의 어느 토요일 대부도에 다녀왔다.
아빠가 이전부터 계속 조개구이 말씀을 하셨는데 조개는 서해니까 드라이브겸 대부도로 출발.
물이 넘실거리는 시화호를 지나 대부도로 들어갔는데 미리 찾아뒀던 조개구이 집은 그새 폐업을 한건지 문을 닫았다.
도로 변에 즐비한 식당에서 호객하는 사람은 많은데 지나가는 차량이 많지 않은 걸 보면 코로나 때문에 방문객 자체가 줄은 것 같다.
목적지를 잃어 주변을 빙빙 돌다 길가에 있는 조개구이 집 중에 그나마 주차가 많이 된 곳으로 들어갔다.
조개구이가 먹고 싶었지만 굽는게 귀찮아서 조개찜으로 급 메뉴 변경.

키조개를 보시라. 키조개 한 마리를 준대놓고 1/4, 아니 한 1/8로 조각나서 들어있다.
제주도 해물탕에 들어간 키조개 사진과 비교해보니 이 집이 얼마나 키조개에 인색한지 알겠다. -_-
그래도 다른 조개들은 싱싱하니 꽤 맛있었다.
계절에 따라 들어가는 조개가 다르다는데 이 때는 동피라는 조개가 많이 들었었다. 생각보다 크고 쫄깃한 식감이다.
먹다보니 조개 국물이 진하게 우러나서 국물도 맛있었다.
추가로 주문한 바지락 칼국수. 너무 맛있어서 그릇에 코 박고 먹다가 뒤늦게 찍었다.

칼국수 면은 손 반죽으로 뽑은건지 쪽득하니 맛있었고, 바지락도 넉넉히 들어가 국물도 아주 시원했다.
조개찜만 계속 먹으니 좀 느끼했는데 칼국수를 먹으니 속이 싹 내려가는 느낌이다.
이 집은 키조개만 아니었음 만족도가 훨씩 높았을 것 같다.ㅎㅎ
대통령선거날 투표하고 점심먹으러 갔던 순대국집.
자주가는 먹자골목의 가장 안 쪽에 있는 순대국집이다. 거기까지 들어갈 일이 없어서 한 번도 안 가봤는데, 이 동네에서 망하지 않고 계속 있는걸 보면 기본은 할거라고 생각했고, 역시 맛있었다.👍
예전에 서울에서 가던 단골 순대국집은 좀 더 고기내가 나는 국물이었는데 이 집은 들깨가 많이 들어서 고기 냄새가 하나도 안났다. 서울에서 먹던 곳은 당면 순대가 섞이긴했지만 내장이 많이 들었다면, 여기는 당면 순대가 없어서 좋았고 내장보단 머릿 고기가 많이 들었다.


개인적으로 머릿 고기를 별로 안 좋아해서 다음에 올 땐 '순대만'순대국을 먹어야겠다고 생각했다(다들 재방문의사 100%).
동료가 홍콩음식 맛집을 알려줬는데 위치가 판교현백이란다. 가깝네? 그럼 가봐야지.
(tmi인데 경기도로 이사온 이후로 밥 먹으러 십몇킬로미터 운전하는 게 너무 아무렇지도 않아졌다ㅋㅋ)
식당가에서 홍콩음식점을 본 기억이 없어서 새로 생긴 곳인가 했는데 알고보니 식당가 한 가운데에 있었다.
아빠가 오픈형 식당을 싫어하시는데 이곳은 울타리 하나로 식당 테이블과 외부 손님이 구분되는 완전 오픈형이다 보니 그동안 한번도 갈 생각을 안했고 그래서 몰랐던거다.
아빠한테는 딱 한 번만 가보고 별로면 다신 가지말자고 하고 입장했다.
홍콩식 솥밥이 유명한 곳이라지만 우리 식구는 솥밥을 제외한 이것 저것을 주문했다.
꿔바로우, 짜장 도삭면, 소룡포, 쇼마이, 블랙하가우, 차슈바오, 우육면.







역시 딤섬과 우육면 국물은 환상의 조합이다.
배 터지게 먹고도 (사실 딤섬을 두 판씩 먹었다) 디저트는 또 들어간다.
예전부터 현백하면 밀탑이었는데 밀탑이 없어지고 태극당이 들어왔더라.

이 때부터 운전 기사의 생활이 본격화되었다.
롯데콘서트홀에서 라포엠의 카운터테너 최성훈의 공연(클래식ver.)이 열려서 부모님(+언니)을 모셔다드렸다.
언니야 공연 끝나면 알아서 가겠지만 부모님은 지하철 타는게 아무래도 불편하실 것 같아서.


언니가 나도 같이 듣자고 엄청 꼬셨지만,
그 티켓 값으로 빵 사먹을 거라면서 한 귀로 듣고 흘렸다.ㅎㅎ
공연이 진행되는 동안 난 석촌호수에서 산책을 하고 롯데월드몰에 있는 서점도 가고 하면서 시간을 때웠다. 마지막엔 카페에서 빵 대신 커피~

다음 날에도 공연(크로스오버ver.)이 있었는데 이번에는 엄마와 언니만 관람할 예정이었다. 아빠가 집에 혼자 계시면 좀 그럴것 같아서 나도 집에 남았다.
요리 똥손인지라...
집 근처 가성비 스테이크 집에서 스테이크를 포장해 와서 아빠와 함께 저녁을 해결했다.

그 다음 주.
이번엔 베이스바리톤 길병민과 테너 박기훈의 듀오 콘서트.
장소는 강동문화예술회관.
대중교통으로 가기가 좀 애매해서 무조건 차를 타야했다.
주변에 놀거리가 마땅치 않다보니 내가 운전만 해주러 가는 것에 엄마가 넘 미안해하셔서, 나도 같이 공연을 봤다. 이번엔 부모님과 내가 관람.


다음 날 두번째 공연.
원래는 엄마와 언니가 가기로 한건데 언니가 코로나에 걸리는 바람에, 언니 대신에 내가 갔다.
같은 공연을 두 번 보는건 처음인데,
셋리스트도 다르고 멘트도 달라서 생각했던 것 보다 좋은 시간이었다.


그래도 이틀 연속으로 간 건 좀 무리였는지,
첫 날엔 '우와~잘한다' 이러면서 감탄했다면 둘째 날엔 '힘들다면 이틀 내내 노래하는 저들이 더 힘들텐데 왜 내가 피곤할까' 이런 생각이 중간중간 들기도...
역시 저질 체력이다;; ㅜㅜ
이상 3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