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갓 여행에서 돌아온 나는 여행의 여운에서 쉽게 벗어나지 못했고,
설계 기간이 시작되어 스트레스가 누적되니 조용하고 평화로운 곳에서 쉬고 싶다는 생각에 6월의 연휴에 눈독 들였다.
2.
다시 가오슝에 갈까?
지난번에 너무 농땡이 부렸던 게 좀 아쉬웠다.
이번엔 가볍게 기내용 캐리어만 들고 가는 거다.
마침, 갈 때는 오전 출발이고 올 때는 오후 출발인, 시간을 알차게 쓸 수 있는 에바항공 항공편을 발견했다.
그런데 공휴일 연휴라 그런가 항공권 가격이 꽤 비싸다.
좀 더 보태면 비즈니스를 탈 수 있을 정도.
돈지X해서 비즈니스를 탈까 하는 마음도 있었는데 고작 2박 3일에 그 정도를 소비하는 게 아깝기도 하고
같은 비용으로 국내를 가면 초호화 여행을 할 수 있다는 생각에 급 국내여행으로 선회했다.
(물론 나는 초호화 여행을 하지 않는다.ㅎㅎ)
3.
조용하고 평화로운 곳, 그리고 멀지 않은 곳.
바로 제천과 영월!
당일치기로 영월 여행을 하되,
제천으로 가서 숙박을 한 후, 이튿날 오전에 하얀민들레밥을 먹고 된장고추지를 사서 돌아오는 일정을 계획했지만..😆
4.
예상치 못한 변수.
티맵으로 예상 시간을 가늠해 보는데 연휴라 그런가 도로가 죄다 빨갛다.
차량이 좀 줄어들길 기대하며 12시가 다 돼서 출발했고,
평소에 50분이면 가는 여주휴게소를 무려 두 시간이나 걸려 도착했다.
휴게소도 사람들로 인산인해더라.
다들 어디 가시나요?
요새 국내 여행 잘 안 간다던데요...
식당가에서 늦은 점심을 먹으려고 했지만 앉을자리가 없을 정도로 사람이 많아서,
결국은 길에 서서 군것질 거리로 점심을 때울 수밖에 없었다.

5.
계획을 수정한다.
여주까지 오는데 2시간이 걸렸다.
영월까지는 온 거리의 두 배 이상을 더 가야 한다.
영월에 가더라도 숙박을 위해 다시 제천으로 돌아와야 한다.
결론: 왔다 갔다만 할 것 같으니 당초 계획에 대한 수정이 필요하다.
그냥 바로 제천으로 가자.
가서 쉬다가 다음날 영월로 가는 거다.
하여 제천 의림지로 향했다.
의림지 도착
: 의림지 공영주차장 주차
4시가 다 되어서 제천 의림지 초입에 들어섰다.
의림지에서 나오는 차량들로 도로가 가득 찬 걸 보니 여기도 오전엔 사람들이 많았던 것 같다.
느지막하게 와서 다행이다.
붐비는 시간을 피했는지 주차장에 빈자리가 드문 드문 있었다.
의림지 공영주차장에서 길 건너 맞은편에 의림지역사박물관이 있다.
상설전시 외에 별도의 기획전시도 하고 있는데
우리는 시간이 별로 없어서-곧 저녁 먹으러 갈 거다-
박물관에서는 물 마시고 화장실만 이용하고 나왔다.
유럽 여행을 다녀왔더니 예전엔 당연하게 여겼던,
깨끗한 공짜 화장실, 공짜 정수기, 시원한 에어컨 시설 등에 감사한 마음을 갖게 되더라.
우리나라 좋은 나라다.👍
오리배가 떠 있는 의림지(저수지)를 한 바퀴 돈다.

예전에 코로나가 끝날 무렵에 의림지에 온 적이 있는데 그때는 비수기라 그런가 오리배 운영을 안 했었다.
물 위에 떠있는 오리배가 반가워서 우리도 타볼까 했지만
오직 수동으로 페달을 밟아 오리배를 움직이는 걸 보고 바로 마음을 접었다.
이런 데다 체력을 쓸 순 없지. 그냥 탄 셈 치자.



용추폭포-가물었는지 물이 하나도 없었다;;- 유리전망대를 지나 데크 길을 걷는다.
오랜만에 맡는 풀 냄새, 나무 냄새에 기분이 좋다.


의림지길 끝에서 만난 안내도.

지난번에도 여기까지만 걸었는데 이번엔 솔밭공원길까지 진출하기로 한다.
가자 가자~

족구장을 지나 솔밭공원에 도착하니 이렇게 멋진 키 큰 소나무들이 있고, 소나무 사이로 (어디서부터 오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물이 흐른다.


콸콸콸 소리를 내며 흐르는 물에 손을 살짝 담가보니 생각했던 것보다 더 차가운 게, 마치 도심 속에 있는 계곡 같다.
한 편에선 아이들이 물에 발을 담그고 놀고,
그 근처엔 돗자리나 텐트를 펴고 쉬는 가족들이 있다.
동네 사람들에게도 사랑받는 휴게 장소인가 보다.
솔밭공원 옆으로 멋진 외관의 상업 시설들이 꽤 있는데,
바로 카페 거리란다.

시간만 많았으면, 아니 배만 안 고팠어도 카페에 들어가 멍 때렸을 텐데... 아쉽지만 그냥 돌아간다.
다음엔 의림지가 아니라 솔밭공원이나 비룡담저수지를 목적지 삼아 와 봐야겠다.
카페에도 꼭 들르고.

돌아가는 길은 올 때보다 훨씬 빨리 가는 기분이 든다.
2025 6월 제천/영월 1 (2) - 마당갈비막국수 하얀민들레밥, 커피텐타, 제천 어반브라운
아침을 대충 먹고 나왔고 점심도 휴게소에서 군것질로 때워서 제대로 된 저녁이 먹고 싶었다.하얀민들레밥을 먹으러 마당갈비로 고고~(혹시라도 저녁에 식사메뉴를 안 팔까 봐 미리 전화 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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