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일에는 퇴근이 너무 늦어 피곤하다 보니 주말에는 집에서 아무것도 안 하고 잠만 자고 싶다. 그런데 우리 부모님은 나와 함께 시간을 보내고 싶어 주말만 기다리신다.
금요일만 되면 눈을 반짝거리시며 '내일 같이 xx 갈까?'라고 하시는데 차마 거절할 수가 없다.
어딜 못 가면 카페라도 가는데 최근 동네에서 꽤 괜찮은 카페를 발견해서 거의 매주 갔었다.
나는 진한 아이스라테를 좋아한다.
처음 가는 카페에서는 무조건 아이스라테를 시켜서 내 취향에 맞는지 보는데 그동안 마셨던 아이스라테 중 2위는 되는 것 같다.
엄마는 밀크티를 시켰는데 직접 우려서 블렌딩 한 것이라고 하더니 엄마가 엄청 만족해하셨다.
엄마가 차를 좋아하셔서 차에는 꽤 까다로우신데 엄마도 나도 만족스러워서 자주 다닐 것 같다.

다음에 가서는 카페라테를 마셨는데 이 정도면 꽤 만족스러운 진하기다.
라테는 자고로 커피가 진해야 한다.ㅎㅎ 커피 잔이나 실내 인테리어가 동네 카페 같지 않게 너무 예쁘다.

새로운 메뉴 도전. 리얼다크초코라테.
커피나 밀크티를 보니 다른 메뉴도 괜찮을 것 같아서 주문해 봤다.
프랜차이즈 카페의의 핫초코류와는 차원이 달랐다.
숟가락으로 떠먹으라고 하더니 역시 초코 건더기(?)들이 엄청 많았다. 아마 단 게 당기면 또 주문할 것 같다.

그런데 한 가지 큰 단점이 있다.
카페이자 레스토랑을 겸하고 있는데 음식 냄새가 테이블 쪽으로 나온다.
규모가 작다 보니 주방 환풍 시설이 제대로 안 갖춰져 있는 것 같다.
그동안은 점심 즈음에 방문해서 파스타 마늘 볶는 냄새 정도만 나거나 식사류 브레이크 타임이라서 크게 신경 쓰이지 않았는데, 오늘은 저녁 먹고 차 마시러 갔더니 신메뉴 짬뽕 냄새에 스테이크 굽는 연기(?)가 자욱하더라.
날이 추워 환기가 원활하지 않은지 눈이 매워서 난 주문한 밀크티를 후딱 마시고 엄마의 아메리카노는 테이크아웃 컵으로 옮겨서 갖고 나왔다.
10분도 채 머무르지 않았는데 집에 오니 옷에 짬뽕 냄새가 엄청 배어 있었다. 식사 브레이크 타임 아니면 다시는 가자고 못할 것 같다.
지지난주였나 근교에 바람 쐬러 가고 싶어 하시는 것 같아서 밥 먹을 만한 곳을 찾다가 퐁듀 집을 발견했다.
평도 나쁘지 않고 엄마가 치즈를 좋아하셔서 뒤도 돌아보지 않고 예약.

블로기 후기와 사장님의 자부심과는 다르게 그냥 평범했다.
치즈 뒷 맛이 쌉쌀하다고 해서 입에 안 맞을까 봐 걱정했는데 그냥 치즈 맛이었다.
파스타류나 피자는 만족스러웠는데 사장님이 부담스러워서 두 번 방문은 안 할 것 같다.
블로그 후기에 양이 적다고 해서 넉넉히 시켰으나 생각보다 양이 많아 피자를 거의 못 먹었다.
남은 피자를 포장해 달라고 했더니 "A시에서 오는 손님은 양이 많다고 하는데 B시에서 오는 손님은 양이 적대요."라고 하지 않나. 식전 빵에 찍어먹는 올리브오일과 발사믹식초는 서울 레스토랑에서 1인에게 주는 양을 세 사람 몫으로 주고는 "입에 안 맞아도 몸에 좋은 것이니 모두 드세요"라는데, 어이가 없었다. 발사믹식초도 한 두 방울 떨어트려놨던데.
우리 집에서는 발사믹식초를 그냥 뿌려서 왕창씩 먹는다고요.라는 말이 목까지 올라왔다. 에휴, 그냥 내가 안 가야지.
퐁듀는 내가 샀다고 그 담날 저녁으로 아빠가 한우 불고기를 사주셨다. 옛날식 불고기로 국물이 있는 건데 국물이 짜지 않고 슴슴해서 맛있게 먹었다. 다음에 또 가면 만두전골을 먹어볼 거다.

어느 일요일 저녁에 윗×7 집에 사는 외삼촌네서 화성에 야경 보러 가자고 해서 화성에 갔었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야경 구경은 조금만 하고 전을 먹으러 갔다.
모둠전과 전찌개 먼저 주문.
더 시키려고 했는데 사장님이 다 먹고 더 시키란다.ㅎㅎ


만들어 놓은 것을 데워주는 것이 아니라 주문하니 바로 구워주셨다.
시간이 좀 걸리긴 했지만 갓 구운 전은 너무 맛있었다.
우리 집도 삼촌네도 이번 추석에 전을 안 만들어서 정말 맛있게 먹고는 고추전도 추가 주문했다.
마무리는 역시 커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