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소에 짐을 풀고는 동네 구경도 하면서 체스키크룸로프 성에 가려고 숙소 뒷문으로 나왔다.
좁은 골목을 지나 가장 먼저 보인 건 한 식당과 야외 테이블.

다른 도시에서 본 야외 테이블은 먼지를 뒤집어쓸 것 같은 느낌인데 여긴 자동차가 안 다녀서 그런가 깨끗해 보였다.
아직 식사 시간대가 아니라 한산하지만, 숙소로 돌아올 즈음엔 손님들로 북적였던 곳이다.
골목을 나오니 스보르노스티 광장이 우리를 맞이한다.
숙소의 호스트가 말했던 main street이 이 광장인 듯하다.

광장 한편에 관광객 무리에게 몇 시까지 돌아오라며 공지를 하는 (가이드로 보이는) 한국인이 있는가 하면, 카페나 분수대 근처에 삼삼오오 모여서 시간을 보내는 한국인 어르신들-그래봤자 우리 부모님 보다 젊겠지만-도 쉽게 볼 수 있다.
패키지 여행객들의 약속 장소인가 보다.
구글 네비의 안내에 따라 광장을 지나 또 다른 골목에 들어서니, 저 멀리 체스키크룸로프 성의 탑이 보인다.

건물들 사이로 빼꼼 보이는 성 탑에, 동화 속 마을 같다는 수식어구가 과장이 아니구나 싶었다.
다른 골목에선 안 보이던 관광객들이 모두 이곳으로 왔는지 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길래 우리도 인증샷을 남겼다. 예쁘다.🥰
체스키크룸로프 성
바람이 불지 않는데도 강물이 콸콸 소리를 내며 흐른다. 유속이 빠른 이유는 모르겠지만 소리만 들어도 기분이 상쾌~



블타바 강변을 따라 계속 체스키크룸로프 성으로 향했고, 강을 건너 망토다리에 도착했다.


체스키크룸로프 성 안내도.

사실 여기서 길을 좀 헤맸다.
네비를 보면서 다른 사람들을 쫓아왔는데,
이 즈음에서 네비는 목적지에 도착했다며 끝났고,
우리가 쫓아온 사람들은 뒤편에 있는 대형버스가 주차된 주차장으로 향하는 사람들이었다.
망토다리 근처까지는 왔는데 성 안으로 들어가는 방법을 알 수 없었다.
관광객들이 많을 테니 이동 방향을 쉽게 알 수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다니는 사람들이 많지 않았고 이정표가 있어도 헷갈렸다.
방향 별로 다 다녀봐야 하나..? 부모님과 함께라 너무 많은 헛걸음을 하고 싶지는 않은데...😭
어떻게 어떻게 헤매다 이 문을 통해 성으로 들어올 수 있었다.
체스키크룸로프 성의 성문(이자 정문)이 따로 있다는 건 다음날 알았다. 어쩐지 이 경로에 사람이 많지 않더라니.

무사히 성에 들어왔으니 해자-성 주변의 적의 침입을 막기 위한 시설-부터 보자.
해자에는 곰이 두 마리나 있었다. 곰들아, 안녕?
한 마리도 못 볼 때가 있다고 하던데 운이 좋다.



분수대가 있는 안뜰을 지나 성 내부로 들어간다.
안뜰 구석엔 성 방어에 사용했을 법한 대포와 포탄이-모형이겠지?- 전시되어 있다.


성 탑은 전망대이기도 한데 우리가 갔을 땐 이미 문이 닫혀있었다.
영업시간이 끝나서 그런가 주변에 사람이 많이 없어 천천히 산책하며 구경하기에는 좋았다.
체스키에서의 일정은 꽃할배 동유럽 편을 전적으로 참조했기에 우리가 이곳에서 기대했던 건 오직 망토다리에서 보는 체스키 전경이다.😅
계속 안으로 들어간다~
체스키 성은 건축 비용 절감을 위해 벽돌을 사용하지 않고 그림을 입체적으로 그려 벽돌처럼 보이게 하는 양식으로 지었다고 하던데, 진짜 그렇다.

벽면 장식도 진짜 조각이 아닌 조각상 느낌이 나는 그림이다. 마치 중세 시대 버전의 트릭 아트 같다.ㅎㅎ



더 안쪽으로 들어가면 드디어 기대했던 뷰포인트를 볼 수 있다.





이미 다른 매체를 통해 봤던 모습인데도 직접 눈으로 보는 것은 또 다르더라.
기대이상으로 예쁘고 멋있었다.
부모님도 연신 감탄하시면서 사진을 찍으셨고,
우리 가족은 꽤 오랜 시간 이곳에서 사진 삼매경에 빠져있었다.
슬슬 해가 넘어가면서 배도 고프길래 저녁을 먹기 위해 성 밖으로 나왔다.
다시 구시가지로 간다.
역시 이번에도 들어왔던 길로 나왔다.ㅎㅎ

갈만한 식당 몇 군데를 미리 찾아봤었다.
(비수기로 분류되는 4월 말 경이라 그런가 영업을 하지 않는 식당이 많아 선택지가 많지는 않았다.)
Můstek Beer&Burger
Můstek Beer&Burger · Český Krumlov
www.google.com
숙소와 아주 아주 가깝고 평점이 매우 높은 햄버거 집.
구글 지도에 일주일에 며칠만 영업을 한다고 안내되어 있었고, 우리가 체스키에 머물던 시기에는 영업을 하지 않아 아쉽지만 패스.
Travellers restaurant
Travellers restaurant · Český Krumlov
www.google.com
호스텔에서 식당을 함께 운영하는 듯하다.
펍이 아닌, 단품 체코 음식을 먹을 수 있는 음식점 같아서 저장해 놓은 곳.
구글 지도상으로는 영업 중이라고 나오는데, 막상 도착하니 굳게 닫힌 문에 '수리 때문에 다음 주 x요일까지 문을 닫는다'는 공지가 있었다.
아... 체코 음식을 먹고 싶었는데...
영업하는 곳 중에 평점이 괜찮은 곳이라곤 베트남 음식점 밖에 남지 않았다.
'느끼한 유럽 음식만 먹다가 쌀(볶음밥)이 들어가니 살 것 같다.' '유럽 음식 먹다가 아시아 음식을 먹으니 너무 맛있다.' '먹어 본 베트남 음식 중에 가장 맛있다.' 등의 한국인들 리뷰가 인상 깊었던 곳이다.
그들이 어떤 마음으로 리뷰를 썼는지 이해는 하면서도 우리는 아직 체코를 즐기고 싶었기에 가능하면 이곳은 안 가려고 했는데, 음... 방법이 없다.
베트남 음식점으로 간다.
MY SAIGON

닭고기가 들어간 레드커리 (199 코루나)

코코넛 밀크가 들어간 커리를 좋아해서 내 몫으로 주문한 것이다.
맛은? 말해 뭐 해! 간, 맵기 정도, 안남미로 만든 밥까지 모든 게 완벽했다.
맵다고 고추표시가 있어서 좀 긴장했었는데 내가 아무라 맵찔이라도 한국인이긴 한가 보다. 내가 먹을 수 있는 정도의 맵기였다.
한식도 챙겨 먹고 다니고 유럽 음식에 질린 상태가 아닌데도, 음식 자체가 맛있어서 리뷰 내용이 이해가 되는 순간이었다.
치킨 볶음밥과 치킨 똠양꿍 (199 코루나, 79 코루나)


이건 아빠를 위한 것.
볶음밥에 대한 극찬 리뷰를 봐서 주문한 건데 이것도 담백하게 맛있었고, 아빠는 똠양꿍 한 그릇을 모두 드셨다.
사실 새우 똠양꿍을 시켰는데 치킨 똠양꿍이 나온 거다. 주문이 잘못 들어갔나 생각했는데, 결제는 새우 가격-새우가 약간 더 비쌌다-으로 된 걸 보면 음식이 잘못 나온 거 같다.
소고기 쌀국수 2개 (229 코루나/개)

엄마와 언니의 쌀국수는 예상했던 맛있는 맛이다.
주문받던 아시안 청년이 '블라블라 고수 is included'라고 하길래 우린 괜찮다고 넣어달라고 했다.
쌀국수엔 고수가 들어가야 제 맛이지.
corriander, cilantro도 아니고 고수라니,
한국 사람들의 고수 공포증이 체스키까지도 알려졌나 보다.
주식만 한 그릇씩 먹는다면 우리 식구가 아니지.
스타터로 짜조와 새우롤 (110 코루나, 120 코루나)도 시켰다.


그리고 코젤 흑맥주 (55 코루나)까지.

한국에 있는 베트남 음식점에서 보다 더 맛있게 먹은 것 같다.
여길 왜 맛있다고 하는지 이해가 된다며 배를 두들기며 나왔다.
다시 보는 스보르노스티 광장.

광장 한편에 있는 페스트 기념비.

그리고 마트가 있어서 이곳에서 간단한 간식과 기념품을 구입하고 숙소로 돌아갔다.

도시 이동을 하고 체스키 성 관람까지 했더니 체력이 빠르게 소진되었다.
체스키에 하루 묵으면서 저녁 산책을 하고 체스키 성의 야경도 보고 싶었는데, 숙소에 들어온 우리 식구들은 그대로 기절...ㅎㅎ
그리고 정신을 차렸더니 이미 한 밤 중이다.
아쉬웠지만 창 밖으로 성 탑을 보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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