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 가족여행 3일차 (1) - 말라카(Courtyard by Merriott Melaka, 그랩 배달)
느지막하게 점심을 먹고 해양 박물관(Muzium Samudera)으로 왔다.
여전히 덥지만 곧 실내로 들어가길 고대하며.
입장료는 성인 20링깃 x2, 시니어 10링깃 x2으로 합계 60링깃.
경로 할인을 받으려고 부모님 여권을 보여줬는데 매표소에서는 보는 둥 마는 둥 하며 돌려줬다.
뭐, 할인받았으면 됐다.
이곳 말라카는 로컬과 외국인에게 받는 관광지 입장료가 서로 다르다.
모든 곳을 확인한 건 아니지만 대략적으로 찾아봤을 때 마치 균일가인양 로컬 10링깃, 로컬 외 20링깃으로 외국인에겐 로컬의 딱 두 배를 받는 것 같다.
사실 20링깃이 그렇게 비싼 돈이 아닌데 로컬의 두 배를 낸다고 생각하니 괜히 아깝다는 생각에 기분이 꽁해진다.;;
그래도 부모님이라도 할인을 받아서 다행이다.ㅎㅎ
표를 사서 입장하면 바로 거대 범선이 있다.
말라카 왕국의 보물을 잔뜩 싣고 본국으로 가다 침몰한 포르투갈 선박(Flor de la Mar)을 복원한 거란다.


계단을 올라 배 안으로 들어가 보자.

포르투갈인은 말라카 왕국의 궁정에서 약탈한 보물들을 배에 실었고, 무기 제조와 직조에 전문지식을 갖춘 사람들도 포로로 잡았단다.
배에는 그에 대한 모형이나 복원품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포르투갈인이 항해를 위해 배 안에서 사용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망원경, 램프 등과 총, 검 등 무기류.


(대포인지 망원경인지) 이런 조형물도 있었다.

그리고 당시의 말라카 해협의 상황을 모형으로 만든 것.
해상 왕국답게 크고 작은 배들이 바다에 가득하다.



우측 위층엔 선실로 보이는 넓은 공간도 있다.
딱 보는 순간 선원들이 단체로 쉬는 모습이 그려져 선실이라고 생각했는데 문득 '서양인이 바닥 생활을 했었나?' 하는 의문이 들어서.. 이곳이 실제 어떤 용도로 사용되었는지는 잘 모르겠다.



좌측 위층으로도 올라가 본다.
배 안은 모두 맨발로 다녀야 했는데, 이 나무 계단이 땡볕에 완전히 노출되어 있어 계단을 오를 때 발바닥이 많이 뜨거웠다.

계단을 오르니 선장실이다.
발바닥이 뜨거워 후딱 사진만 찍고 내려왔다.

그리고 배에서 내려와 찍은 범선의 뒷모습.

범선 바로 앞의 낮은 건물이 진짜 해양박물관이다.

입구는 이곳.

해양 박물관에는 말라카 왕국 시절뿐 아니라 바다에 관련된 온갖 물건들이 전시되어 있다.
나름 인상 깊었던 몇몇에 대해서만 사진을 찍었다.
짜잔~!
반가운 한글.
'2014 해양실크로드 글로벌 대장정'이라는 행사 관련 기념품(?)으로 보인다.

'세계 최초의 철갑선: 거북선'이라는 이름의 전시품.
국뽕이 살짝 차오를 뻔했다.

500원 지폐에 그려진 이순신 장군님과 거북선.

말라카인의 생활상에 대한 모형.

왕족들이 낚시를 하거나 뱃놀이하는 데 사용했다는 새 머리 모양의 배.
20세기 초에 제작되었고 80년대에 수리(혹은 복원?)를 했다고 한다.

관람을 마치고 박물관 내 의자에 앉아 최대한 체력을 회복하고는 그랩을 불렀다.
목적지는 쳉 훈 텐 사원(Cheng Hoon Teng Temple).
명나라 '정화의 대원정'의 그 정화가 말라카에 정박했었고 쳉 훈 텐 사원은 그를 기리기 위한 사원이란다.
지도상으론 현재 위치로부터 1km가 채 안 되는 곳에 위치하지만 날씨가 너무 덥고 시간이 많지 않아 차를 타고 여유 있게 갈 생각이었다.
그런데!
3분 후 도착이라고 해서 승차 장소로 가서 기다리면 길을 잘못 들었는지 10분 후 도착이라고 변경되고, 다시 도착 시간이 다 됐을 때쯤 10분 후 도착이라며 또 시간이 변경된다.
거의 30분을 기다렸는데 차는 안 오고 메시지를 보내봐도 기사는 연락두절.
30분이면 사원에 도착하고도 남을 시간인 데다
이제 사원 문 닫을 시간도 얼마 안 남았다.
더는 기다릴 수 없어 그랩을 취소하고 그냥 걸어가기로 한다.
궁시렁대면서 빠른 걸음으로 이동하는데 길에 갑작스럽게 엄마가 숙소로 돌아가 쉬고 싶다고 하신다.
아무래도 날씨가 너무 덥다 보니 컨디션이 안 좋으신 거 같다.
미안하신지 우리들은 구경을 가고 당신 혼자만 돌아가시겠다고 하는데 어떻게 엄마 혼자 숙소로 보낼 수 있나?
아직 여행의 극초반이고 날씨에도 적응 안 된 상황에 무리하면 안 될 것 같아 다 같이 숙소로 돌아가기로 한다.
그랩을 타기 위해 public bank 쪽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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