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마카오여행 1일차 - 마카오 반도
아침부터 눈이 떠졌..지는 않고 사실 평소 일어나는 시간에 일어났지만, 시차때문에 일찍 일어난 거 같은 착각을 하며 하루를 시작한다. 역시 K-직장인👍
만사 귀찮아서 침대에서 뒹굴거리다가 목이 너무 말라 참을 수가 없어 물을 사기위해 밖으로 나갔다. (호텔에서 준 물은 어제 밤에 다 마심.)
호텔 주변 골목에 아침을 파는 식당이 많다.
물만 사고 들어오자며 모자만 쓰고 나갔던 게, 어떤 걸 파는지 잠깐 구경만 하자는 걸로 바뀌었고, 결국엔 아침을 먹고 들어가기로 했다.
세수도 안해서 추레한데...ㅎㅎ
대부분 중국식 음식점이지만 포르투갈의 영향인지 서양식 아침을 파는 곳이 많이 있고, 빵집도 많다.
우리의 아침 메뉴 선택 기준은 식당 내 손님 수, 현지인이 많은 곳 중 국수를 파는 곳으로 들어갔다.
명주면가.
역시 더운 동네 답다. 밖은 찜통같이 더운데 실내는 에어컨을 빵빵하게 가동해서 추울 정도다.

아침 세트 메뉴인 B (43원)와 D (45원)메뉴를 주문하고 음료는 커피를 선택.

내가 고른 생선완자 쌀국수(왼쪽)와 언니가 고른 소/돼지고기완자 국수(오른쪽)다.

사실 난 비린내에 약해 바다 출신 식재료는 피하는 편인데 무슨 생각이었는지 생선국수를 시켰다.
담백한 맛을 기대하고 주문했는데
음.. 육수가 너무 본분에 충실해 육수에서 생선 맛이 제대로 난다. 특히 국물 밖으로 쌀국수를 건지면 에어컨 바람때문에 국수가 차가워지면서 생선 냄새가 싸악~
잘못시켰음을 직감했지만 못 먹을 정도는 아니라 그냥 먹으려고 했는데, 언니가 자기 것과 바꿔줬다.
내가 평소와 다르게 생선국수를 먹는다고 하길래 자신이 일부러 고기국수를 주문한 거라고...
고마웠다.ㅜㅜ
커피는 면과 같이 나왔는데
면을 후루룩 마셔서 그런가 다행히 커피가 식지않았다.

어느나라 풍인지는 모르겠다만 커피는 커피 + 우유의 조합으로 나왔는데
에스프레소 커피보단 연하고 드립커피보단 진한 맛에 우유가 섞여 진하면서도 부드러운 맛이었다.
식사 자체는 평범한 중국식이었는데 커피가 평소 마시던 맛이 아니라 엄청 이국적으로 느껴졌다.
배를 채우고 호텔로 돌아와 빈둥거리다 오늘의 일정을 시작하기로 한다.
교통의 요지라는 수식어답게 호텔서 멀지않은 곳에 버스 정류장이 있어
세나도 광장으로 가기위해 버스를 탔다.

포르투갈식 돌 바닥과 함께 가장 먼저 만난 성 도미니크 성당

건물 외관만 봤을 땐 색상 때문인지 성당 특유의 근엄한 느낌이 안들었는데,
내부는 바깥과 달리 아주 조용하고 제단은 화려했다.


규모가 크지않아 입장 후 한 바퀴 둘러보는 걸로 관람을 끝내고 밖으로 나왔다.
예쁜 하늘 아래에 있는 예쁜 성당.
바닥도 예쁘다.
햇빛은 뜨거운데 하늘이 높고 파래서 어떻게 찍어도 예쁘게 나온다.
딱 내가 기대한 마카오의 모습이다.
사람들도 많지않아 구경하기에 나름 쾌적했다.
성 도미니크 성당을 등지고 조금 내려가면 세나도 광장이다.
시정부청사와 분수도 볼 수 있었다.




광장 주변의 건물들이 예뻐서 건물 사이의 골목 안으로도 들어가 봤다.
밖으로 보이는 건물만큼 예쁘진 않지만 건물과 거리 모두 깨끗해서 놀랍다.

얼마 안 걸었는데 아침 먹은게 소화가 다 됐는지 아님 날씨가 더워서 그런지 슬슬 힘이 든다.
당이 떨어져서 단 게 먹고싶었는데 마침 언니와 동시에 발견한 과일 주스 집. 买1 送1 프로모션도 하길래 들어가본다.

더운 나라에선 역시 열대과일이지.
400ml 두리안 음료를 주문했다.
두리안과 코코넛 물, 코코넛 과육을 섞어 간 것으로, 한 잔에 60원 짜리를 행사해서 두 잔에 60원으로 구입.

코코넛 과육이 씹히는게 독특하다. 그리고 두리안 맛이 듬뿍 느껴져 맛이 없을 수가 없는 맛이다.
시원한 에어컨 바람을 쐬며 달달한 음료를 마시니 다시 기운이 난다.
근처에 있을 성 바울 성당 유적을 보고 점심을 먹을 생각으로 길을 나섰다.
언니의 기억을 더듬으며 성 바울 성당을 향해 가다가, 옆 길로 새 오르막 골목 안으로 들어갔다.
골목을 구경하는 재미가 있어서 계속 올라가다보니 몬테 요새가는 길이라는 표지판이 나온다.
아하, 말로만 듣던 몬테 요새군. 마주친 김에 가 봐야지 하는 생각으로 계속 올라간다. (올라가지 말걸 ㅜㅜ)




약간의 등산(?) 후 얼마 안가 마주한 돌 담 너머의 몬테 요새.

입구를 지나

계단을 따라 올라가면

이런 뷰를 볼 수 있다.
리스보아 호텔을 겨누고 있는 듯한 대포.

마카오 반도를 내려다 보며 잠시 숨을 고른다.
직사광선은 뜨겁지만 나무 아래로 들어가 햇빛만 피하면 훨씬 살 것 같다.

어엇! 성 바울 성당 유적이 보인다.
대충 저쪽에 있구먼. 이따 내려갈 때 들러야지.

요새다 보니 해를 가려주는 지붕이 전혀 없고, 나무 그늘은 먼저 온 사람들이 차지하고 있다.
내리쬐는 햇빛을 피하기 위해 마카오 박물관으로 들어간다.

입장료 1인 15원.

포르투갈인이 진출하기 전과 후의 마카오 역사와 문화에 대해 소개하고 두 문화권의 만남과 교역 등에 대해 설명하는 것이 전시의 목적인 것 같다.
나름 인상 깊었던 교역 관련 전시들.



더위를 피하려는 목적으로 들어왔는데 사실 박물관 내부는 생각보다 시원하지 않았다.
나라를 불문하고 국립이라는 데는 실내 온도 제한이 있는건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ㅎㅎ
그래도 볼거리가 많아 꽤 오랜시간 구경했다.
일일이 사진을 찍진 않았지만 나름 공 들인 것 같은 전시 구성이었다.
박물관에 예상보다 오래 머물렀더니 슬슬 허기가 지기 시작한다.
아까 요새 위에서 성 바울 성당 유적의 위치를 알았으니 후딱 내려가서 사진 찍고 밥 먹으러 가려고 서둘렀다.
특이한 나무가 많은 정원을 지나

드디어 성 바울 성당 유적을 생 눈으로 보게 되었다.








성 바울 성당 유적에 대해 평소에 궁금했던 게
외벽 하나만 남았는데 어떻게 이 벽이 쓰러지지 않고 서 있냐는 거였다.
이 외벽의 뒷 부분을 꼭 보고 싶었는데 외벽을 지지하는 철골을 보며 드디어 궁금증이 해소됐다.☺️
이젠 진짜 배가 고프다.
육포 거리를 지나 세나도 광장 쪽으로 향하면서 밥 먹을 곳을 찾는데, 가까우면서 평점이 괜찮은 음식점은 죄다 브레이크 타임이다.
뭐.. 뭐지..? 관광지에 브레이크 타임이라니..
맛있는 거 먹고싶었는데... 망했다...ㅜㅜ
밥 먹을 곳이 마땅치않아 한참을 헤매다 어느 쇼핑몰에 들어가게 됐다. 쇼핑몰엔 분명 밥 먹을 곳이 있을 거라는 언니의 말에 2층으로 올라갔는데 두둥~ 푸드코트가 있다.
현지인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꽤 많아 실패하지않을 것 같은 예감이 든다.
근데 메뉴가.. 마카오식 패스트푸드???

쭈빠빠오라는 단어가 쓰인 햄버거 세트가 있길래 이곳에서 맛보기로 한다.
사진으로 보던 쭈빠빠오와 비주얼은 좀 다르지만 여기에서 고를 수 있는 메뉴 중 가장 마카오스러운 것으로 보였다.
주문을 위한 키오스크가 여러 개였지만 우린 contactless 지불수단이 없어서 줄을 서서 사람에게 주문했다. (사이드로 웨지 포테이토와 샐러드를 선택, 각각 35원, 36원.)
주문 내역을 이곳으로 갖다주고 음식을 받아오는 시스템이다.

우리의 늦은 점심.

달고 짭쪼름한 돼지고기, 계란후라이와 빵의 조합. 이래보여도 꽤 맛있었다.
특히 이 달지않은 밀크티는 파우더가 아닌 홍차잎을 직접 우린 것 같은 맛이라 기억에 남는다.
밀크티를 많이 마시는 나라라 기회가 있음 또 다른 곳에서 밀크티를 마셔보고 싶었는데, 아쉽게도 이곳에서 먹은 게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마카오 반도에 온 김에 회사 사람들에게 줄 럭키쿠키(캐슈넛 쿠키)를 사려고 카지노 리스보아에 들렀다.


카지노 리스보아 2층에 올라오면 Palacio Lisboa를 바로 찾을 수 있을 것 같았는데 그렇지 않았다.
2층에 또 다른 쿠키 판매점이 있는 거다.
Palacio Lisboa라고 써 있지도 않고 쿠키통도 인터넷에서 봤던 거와 약간 달랐는데도 긴가민가 헷갈렸다.
쿠키통이 리뉴얼된 건가 하면서 기웃거리는데 근처에 있던 보안 요원이 도움이 필요하냐며 다가온다. 쿠키통 사진을 보여주려고 핸드폰을 보여주는 순간, 핸드폰은 보지도 않고 '쭉 직진한 다음 오른쪽'으로 가라고 알려줬다.
여기서 헤매는 사람들이 많은가보다.ㅎㅎ
보안 요원이 알려준대로 가서 작은 통 (55원)과 중간 크기 통(110원) 쿠키를 구입했다.
쿠키 구입 후 돌아오는 길에 다시 만난 보안 요원에게, 덕분에 잘 샀다며 인사를 하고 숙소로 복귀한다.
+ 몬테요새(마카오박물관)로 올라가는 에스컬레이터가 있단다.😫
아무리 준비가 부족했다지만 유적지는 꼭 가고 싶었던 곳이라 나름 관심을 갖고 있었는데,
성 바울 성당 유적지와 몬테요새를 잇는 에스컬레이터의 존재를 한국에 돌아와서, 그것도 동생이 얘기해줘서 알았다.
성 바울 성당을 마주보고 오른쪽에 정원이 있는데 그 곳으로 쭉 가면 에스컬레이터가 있단다.
이 아저씨 뒤쪽에 있는 하늘색 난간을 따라 쭉 가면 에스컬레이터가 있을거다. 타고 올라가시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