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끄적끄적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이 있다? 있다!

속좁은 바다표범 2023. 7. 23. 17:01

놀러갔다가 회사에 복귀했더니 공지 메일이 와 있었다.
업무 프로세스에 따라, A업무에 대한 처리 기간이 끝났으니 이후에 해당 업무를 하는 사람은 별도의 결재를 받으라고.



헐.
놀러가기 직전까지 A업무를 하다가 갔다.
끝내놓고 갈까 하다가 급하게 하다 혹여 실수할까 다녀와서 마무리 지으려고 그냥 뒀는데...
고작 이틀 비우는데 뭔 일이 생길까 싶기도 했고.
그런데 그 일이 실제로 벌어졌다. ㅜㅜ



오자마자 A업무부터 했건만 뒤늦게 메일을 확인하곤 결재를 위해 다시 거둬들였다. 하아..
분명 나중에 결재받고 처리한 건에 대해 부서별로 취합해서 줄세우고는 재발방지 대책을 세우라고 할텐데. 안봐도 뻔하다. 골아파...


뭐 미리 안한 내 잘못이지 싶어 결재받기 위해 협업 부서에 이런저런 확인을 하는데,
협업부서에서 MM가 부족해 A업무에 대해 못하겠다는 검토 의견을 줬다.
이미 일정이 지연된 상태로 개발 input을 한거라 feasibility 검토와 업무처리를 병렬적으로 하고 있던거다.

이 협업부서는 평소에도 협조를 잘 해주는 데라 여기서 못하겠다고 하면 진짜 못하는거다.
(그 와중에 요청한 것 중 일부는 해주겠다던데, 하려면 한 번에 해야 의미가 있어서 다음에 한 번에 개발하자고 했다.)


일정 무시하고 개발 input을 하게된 이유가 임원 지시 때문이었는데, 협업부서에서 못한다고 하면 어쩔수 없지.
나한텐 해당 건을 하지못할 합법적인 이유가 생겼고(어예!!!), 해야 할 일이 없어지니 오히려 평소보다 여유가 생겨버렸다.


사실 놀러가서도 이번 건에 대한 생각으로 회사 일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울 수 없었고 복귀해서도 앞으로 해야할 일 때문에 머리가 지끈거렸는데 이렇게 되고보니 엄청 홀가분하다.


살았다.
결재 받으라고 할 땐 (과장 쫌 보태서)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았는데, 협업 부서에서 '불가'의견을 줘서 솟아날 구멍이 생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