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월간기록

22년 5월

속좁은 바다표범 2023. 3. 30. 00:38

5월의 첫째날부터 운전기사가 되었다.

라포엠의 테너 박기훈이 어린이날 기념 가족음악회에 나온단다.
난 음악회 출연진이 썩 마음에 들지않아서-표를 살 정도로 좋아하지는 않아서- "가고 싶으시면 가세요. 모셔다 드릴게요." 했던게 벌써 공연 당일이 되었다.

5월 1일 롯데콘서트홀


 
엄마가 공연을 즐기시는 동안,
나는 세상의 모든 아침에서 파스타를 먹으며 시간을 보냈다. (엄카 찬스 최고!)



 
공연을 한 번만 할 주최측이 아니다.
이번엔 5월 5일 군포로 왔다.


롯콘은 지하철로 어렵지않게 갈 수 있는데도 엄마가 피곤하실까봐 모셔다드렸다면, 군포는 (우리동네부터의) 대중교통 접근성이 떨어져 자차를 갖고올 수 밖에 없었다.

황금같은 휴일에 운전해주는 딸이 어딨냐며 온갖 생색을 내며왔지만,
사실은 이럴 때 아니면 언제 콧바람을 쐬나 싶어 엄마의 공연을 핑계삼아 나온거다.ㅎㅎ
(평일엔 가두리 양식장같은 회사에서 사육당하느라 바깥세상을 구경할 틈이 없고 주말엔 밀린 잠을 자느라 기절해있으니 특별한 이벤트가 없으면 거의 집콕 생활이다.)


역시 엄마가 공연을 즐기시는 동안, 난 군포문화예술회관을 구경했다.

수리홀 앞에 오즈의 마법사 양철나무꾼을 연상케하는 전시물이 있었다.
바로 이런거.


 
가까이 갔더니 양철나무꾼이 아니라 음악회를 구경하는 사람과 수국을 쳐다보는 사람이란다.



그러고보니 멀리서 보면 이렇다.

왼쪽의 둥그런 세 개가 수국이고 뒤에 서 있는 애가 수국을 보고 있는 사람,
 
앞에 앉아 있는 애는 음악회를 구경하는 사람으로 저 얼굴 방향으로 아래와 같은 앙상블(?)이 있다.


이런 작품을 보고 양철나무꾼을 떠올리다니 작가님들께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ㅎㅎ (그런데 멀리서 보면 양철 같기도..;;)



예술회관 부지를 벗어나 근처를 한 바퀴 돌면서 저녁먹을 곳을 물색하는데 생각보다 동네가 넓다.
너무 멀리는 가기싫어서 오랜만에 버거킹에서 햄버거를 먹음.
엄카찬스라 비싼데에 가야했는데..ㅎㅎ

 
 
식사하고 공연장으로 되돌아가는 길에 스벅이 있길래 엄마가 저녁으로 드실만한 샐러드랑 미니스콘을 샀다. 
음료는 바로 옆에 하나로마트가 있길래 (어예~!!) 하나로마트에서 구입했고.

집으로 돌아가는 차 안에서  샐러드를 드시던 엄마가 한 말씀하셨다.
 
"난 미니스콘보다 그냥 스콘을 더 좋아해."  

이보세요!! 오모니!! -_-^



주말에 신세계 영등포에서 먹은 초마 짬뽕과 탕수육.


맵찔이라 무조건 짜장면만 먹고 짬뽕은 언니가 먹는거 국물 몇 번 얻어먹어본게 다인데 내 첫 짬뽕이 홍대 초마였다. 
빨간데 안 맵고 속도 안 쓰려서 신기해했던 기억이난다.

짬뽕을 먹으러 신세계에 간 건 아니었고...

이 날 가방을 샀다. 흔히들 말하는 명품가방.

특별히 관심도 없고 필요하지도 않아서 살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는데 나이 들어 친구/후배 결혼식이라도 가려니 하나 정도는 있어야 할 것 같았다.
요 몇년간 경쟁적으로 가격을 올린 명품업계의 행태를 생각하면 정말 소비하고 싶지않았는데, 사회적 체면을 의식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솔직히 엄청 필요한 것도 아니고 갖고 싶은것도 아니었는데 남을 의식해서 한 소비라는 것에 현타가 왔고 한동안 좀 우울했던 것 같다.
(차 살 때는 돈이 안 아까웠는데 가방은 왜그렇게 아까운지 모르겠다.)

 


트레이더스에 제주 돼지가 들어왔다.
그냥 국내산이라고만 써 있었는데 판촉하는 여사님의 '이거 제주 돼지예요'라는 말에 반색을 하며 샀다. 제주 돼지는 사랑이다.♡

 
 


언니가 집에 오면 우리 집 티비는 바쁘다.
채널도 여기저기 돌아가야하고 OTT에 유튜브까지 송출해야하기 때문이다.

어쩌다보니 온 식구가 유튜버 입짧은 햇님의 방송을 보게 됐고 마왕족발 먹방에 우리도 주문을 했다.ㅎㅎ
약간 느끼하긴했지만 너무 맛있었다.


 
 

어느 날 저녁.
엄마가 냉장고를 터심.
뭔가 그럴싸해보여서 찍어봤다.


 
 
지방선거 사전투표일.
투표를 하고 돌아오는 길에 동네 까페에 들렀다.
운동하려고 동사무소, 아니 주민센터까지 걸어갔다 걸어왔는데 걷느라 소비한 칼로리를 빵으로 다시 채운듯하다.ㅋㅋ

 


이상 5월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