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9/17] 여과지에 거른 캡슐커피의 맛은?
추석 전에 했던 건강 검진의 결과가 궁금해 병원 앱에 들어가봤다. 혹시 미리 나온게 있을까 해서.
괜히 봤다.ㅜㅜ
콜레스테롤 수치가 기준치를 초과했단다. 이상하다. 내 식생활이나 생활 습관에는 콜레스테롤 수치를 올릴만한 게 없는데... 작년에도 멀쩡했고 심지어 올해는 운동도 좀 해서 인바디 결과를 나름 기대하고 있을 정도였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뭐가 문제인지 모르겠어서 폭풍 검색을 했더니 매일 마시는 커피가 문제가 될 수 있다고 한다. 에스프레소 크레마에서 나오는 카페스톨이라는 성분이 콜레스테롤 수치를 올린다고.
헐, 몇 년 동안 크레마 많이 나온다고 광고하는 버츄오 머신으로 내린 커피를 매일 마셨다. 그것도 하루 한 잔 이상.
작년까지만 해도 정상이었던걸 보면 그동안 누적된 카페스톨이 올 해 들어 임계치를 초과한 것 같다.
커피 양도 예전에 비하면 많이 줄여놓은거라 더 이상은 줄일 자신이 없는데 넘나 우울하다. 카페인은 나의 힘이고 즐거움의 원천인데 말이야. 집에 쟁여둔 캡슐도 아직 많고.ㅜㅜ
커피 없이는 살 수가 없어 건강에 지장 없이 커피를 마실 수 있는 방법을 좀 더 찾아봤더니,
드립 커피는 여과지에 커피 콩 기름이 걸러지기때문에 카페스톨 성분이 거의 없단다. 심지어 카페스톨 측면에선 인스턴트 알커피가 에스프레소 커피보다 낫다고하고.
그럼 캡슐 커피를 여과지에 거르면? 캡슐도 소진하고 기름(크레마)도 걸러지지 않을까.
혹시나 하는 마음에 머신으로 내린 커피를 여과지에 다시 걸러봤다.
음..?? 드립커피 맛이 난다. 내가 좋아했던 에스프레소 커피의 고소한 맛이 커피 콩 기름에서 나온거였다니... 커피를 그렇게 마셔놓고도 이걸 이제야 알았다는게 내심 충격이지만, 그래도 방법을 찾은거 같다. 캡슐 소진할 때 까지는 여과지에 걸러먹어야지.ㅎㅎ
그래서 결론.
여과지에 거른 캡슐커피 맛은?
드립커피 맛이다.
캡슐 소진하면 드립백이나 왕창 사둬야겠다. 드립커피를 썩 좋아하진 않지만 내 입맛을 맞춰야지. 그리고 운동도 더 열심히 할거다. 동료들은 술 마시고 싶어서 운동을 한다는데 나는 커피를 사수해야 하니까.
나이드는 것도 슬픈데 벌써부터 이래 저래 건강에 문제가 생기다니, 씁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