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빛화담: 화성행궁 야간개장
어느 주말에 외삼촌의 제안으로 수원 치킨골목에 가서 치킨을 먹고는 화성행궁 산책을 했다.
오랜만의 외출이고 화성행궁은 가보려고 마음만 먹고 아직 못 가본 곳이라 흔쾌히 따라나섰는데,
예상보다 훨씬 덥고 훨씬 습한 날씨에 금세 땀범벅이 됐다.
거의 실내 생활만 하고 자차 출근을 하다 보니 폭염 경보 문자를 받아도 크게 실감하지 못했었는데 맨몸으로 부딪히는 습도는 차원이 다르더라.
습도와 땀에 옷이 축축해져 몸에 달라붙고 걸리적거렸지만 오랜만의 외출에 나름 기분이 좋아 '원래 여름은 이런 거지'라며 그냥 넘길 수 있었다.
행궁 입장(입장료 1500원).
어둑어둑했던 하늘이 금세 깜깜해졌다.
건물용 조명 외에 다른 조명이 없다 보니 주변이 잘 안 보일 정도로 어두웠다.
내가 밤 눈이 어두워 안 보이는 건지 다른 사람들도 안 보이는 건지 모르겠다만, 건물을 설명하는 안내판도 잘 안 보이고-당연히 글도 안 보인다- 바닥도 잘 안 보여 조심조심 다녀야 했다.
(맨날 모니터 앞에서 혹사당하는 내 눈이 밤에 밝을 수는 없을 거다..)
그런데 다음엔 바닥의 LED등이 문제였다.
문을 통과할 때마다 바닥에 일렬로 LED등이 심겨있었는데 그곳을 지날 땐 눈이 너무 부셔서 눈을 제대로 뜰 수 없었다.
정말 가지가지한다.🍆🍆
그래도 조명이 켜진 행궁은 정말 예뻤다.
나도 모르게 감탄을 하게 연신 사진을 찍어댔다.
화성행궁이 이 정도면 경복궁의 야간개장은 얼마나 멋있을까 상상하면서.
어둡기도 하고 더워서 그냥 후딱 한 바퀴만 돌고는 나왔다.
동서남북도 모르고 이리저리 따라만 다닌 게 좀 아쉬워서 다음엔 낮에 다시 와야겠다고 마음먹었다.
회사 일퇴하고 평일 낮에 오면 방문객도 많지 않아 쾌적할 거다. 행궁 한 바퀴 돌고는 주변 카페에서 차 한 잔 하면 리프레쉬가 되겠지.ㅎㅎ
과연 언제 실행에 옮기게 될지는 모르지만 기대가 된다.
그때 찍은 사진들 몇 장.
당연하게도 눈으로 보는 게 훨씬 멋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