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마카오여행 2일차 - 콜로안 빌리지/다시 노스
26A번 버스를 타면 종점이 콜로안 빌리지이다.
인 호텔 마카오 앞 버스정류장에서 26A를 기다렸고, 오래 지나지 않아 26A가 왔지만 우리는 타지 못했다.
사람들이 입구 쪽에만 꽉 차 있는데 버스 기사가 그 승객들을 안쪽으로 들여보내지 않는 거다.
이틀 동안의 경험에 미루어볼 때,
버스 기사는 앞문쪽 승객을 안쪽으로 보내든가 뒷문을 열어 승객을 뒤로 태우든가 해야 하는데 이번 기사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어떤 마카오 아저씨가 뒷문을 열라고 고래고래 소리치는데도 버스 기사는 뒷문을 열지 않았고 그대로 출발했다.
다음 26A는 한 20분 있다가 온단다.
방법이 없다. 그냥 기다리는 수밖에.
버스들이 많이 지나가는데 그중 코타이 스트립으로 가는 통근버스도 꽤 있었다.
오후 2시가 좀 넘은 시간에 웬 출근인가 싶어 순간 갸우뚱했는데, 24시간 운영되는 카지노를 떠올리곤 혼자 납득했다.
카지노 산업으로 창출되는 일자리가 엄청 많을 테니, 이곳 사람들은 우리나라같이 일자리 걱정은 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두 번째 26A가 온다. 이번마저 그냥 보낼 수 없어 눈치껏 줄을 잘 섰고 탑승에 성공했다.
코타이 스트립을 지나 한 30분 정도 가는 동안 그 많던 사람들이 거의 내렸고 콜로안 빌리지에 도착했을 땐 승객이 몇 남지 않았다.
콜로안 빌리지가 종점이자 회차 지점이다.
회전교차로 같은 곳에 정류장을 의미하는 표지판만 세워져 있다.
내리자마자 주변을 둘러보는데,
오른쪽으로 우리의 목적지인 로드 스토우 Lord stow's bakery가 보인다. 코타이 스트립에서 봤던 에그타르트 전문점의 본점.
듣던 바와 같이 건물 외관은 허름하나, 가까이 갈수록 계란의 달콤한 냄새가 나는 듯했다.
에그타르트를 하나씩 사서 입에 물고는 주변을 둘러보기로 한다(한 개 11원 x 2 = 22원).

예전에 이대 앞 앤드류스 에그타르트에서 먹었던 것과 같은 맛이다. (앤드류스 에그타르트가 로드스토우에서 오픈한 거라는 말도 있던데 맞는 말인지는 모르겠다.)
어쨌든 한국, 중국 통틀어 내가 먹어본 것 중 가장 맛있는 에그타르트가 앤드류스 에그타르트였는데 이제 로드 스토우의 에그타르트와 함께 공동 1위인 것으로~
얼마 안 걸어 동네 분위기와 맞지 않은 멀끔한 카페를 발견했는데 역시나 로드 스토우 카페다.
햇빛이 뜨거우니 잠시 쉬었다 가자.
다 먹지 못한 에그타르트가 손에 있었으나 자기네 음식인데 어떠냐 싶은 마음에 당당하게 외부음식을 들고 들어갔다.
아이스아메리카노와 레모네이드 주문. (총 55원)


카페지만 식사 메뉴도 판다.
옆 테이블의 어떤 중국인이 닭다리를 시켰는데 생각했던 것과 달랐는지 뭐라 뭐라 항의하더라. 옆에서 흘깃 쳐다보기만 해도 (양념 없이 그대로 찐 것 같은) 하얀 닭다리 찜 비주얼이라 안 맛있어 보이긴 했다. 그냥 에그타르트랑 음료만 먹는 게 좋은 선택일 듯하다.
더위를 제대로 먹었는지,
덥다고 에어컨 바람을 쐬며 찬 음료를 마시니 컨디션이 또 별로다. 잠시만 있다 다시 밖으로 나왔다.
동네 한 바퀴 산책을 하다가 중국 국기와 마카오 국기가 펄럭이길래 뭔가 싶어 찍어봤다.
저기 쓰여있는 포르투갈어를 찾아보니 콜로안 부두란다.



물이 빠진 부둣가를 한 바퀴 돌고 이번엔 마을 구경에 나섰는데..
..??
생각보다 인적이 드물다.
문이 닫힌 상점이 많아 동네가 조용하고 에그타르트 집에서 봤던 그 많은 관광객도 안 보인다.

그래도 여기까지 왔는데 뭐라도 구경해야지 싶어 어떻게 어떻게 동네를 걸었다.
아름드리나무를 베지 않고 회랑을 만든 게 특이해서 사진을 찍어봤다.
알고 보니 이곳이 영화 도둑들에 나온 장소란다.
분명 도둑들을 봤는데 왜 기억이 없.. 한국 와서 다시 봤다.ㅎㅎ

더위에 지쳐 멀찍이 사진만 찍고 근처에도 안 갔더니, 회랑 우측의 개나리색 건물이 성 프란시스 자비에르 성당이라는 것도 다녀와서 알았다..;;
그저 나무 사진만 열심히.


아래로 아래로 더 내려가봤으나 특별히 볼 건 없었다.
세계테마기행에서 볼 때는 구경할만한 상점이 꽤 있었는데 내가 갔을 때는 거의 문이 닫혀 있어, 그냥 그랬다.
높은 건물이 없어 햇빛을 피할 수 없으니 많이 더웠고.
돌아와서 보니 해 질녁쯤 가서 일몰 보는 걸 추천하더라. 아무래도 내가 방문 시간 대를 잘 못 선택한 것 같다.
콜로안 빌리지를 떠나기 전 에그타르트 두 박스를 사서 버스에 올랐다.
6개 1박스 할인가 65원
(나중에 안 건데 코타이 스트립의 로드스토우 에그타르트가 더 비쌌다. 아마 임대료 때문이겠지?)

오늘은 한국으로 돌아가는 날이다.
그것도 밤 비행기로.
체크아웃 후에 밖에서 버티려고 숙박을 2박만 예약했는데 이건 우리의 체력을 너무 과신한 잘못된 선택이라는 걸 첫날에 바로 깨달았다.
우린 더 이상 젊지 않기에
밤 새 비행기를 타고 한국에 가서 운전까지 하려면 어떻게든 체력을 비축해둬야 했다.
비행기를 타기 전까지 숙소에서 쉬려고 인 호텔 마카오에서 1박을 연장하려 했으나 방이 없단다.
호텔을 옮기는 게 귀찮지만 딱히 방법이 없으니 공항 바로 앞에 있는-횡단보도를 건너면 바로 공항임- 호텔을 예약했고 콜로안 빌리지에서 돌아오자마자 호텔에 체크인했다.
Golden Crown China Hotel의 객실은 낡았지만 깨끗했다.
(그러나 객실만 리모델링을 한 건지 화장실의 수전은 20년 전에 묵었던 상해음학학원을 떠오르게 할 정도로 오래됐다.)

씻고 빈둥거리다 저녁을 먹기 위해 다시 노스로 간다.
공항에서 베네시안으로 가는 셔틀이 있어 편하게 이동했다.
언니는 탄탄면坦坦面, 뜨끈한 게 먹고 싶었던 나는 란주우육라면兰州牛肉拉面을 주문.
(각각 108원, 118원 + service charge 10% - sands 멤버십 카드 10% 할인)



전 날 제대로 구경하지 못했던 베네시안 상점가를 구경하다가 기화병가奇华饼家에서 간식 몇 개 사서 다시 셔틀을 타고 숙소로 돌아왔다.

체크아웃을 할 때까지 시간이 있어서 좀 자두려고 했는데 뒤척이기만 하고 결국 못 잤다.ㅜㅜ
멍 때리며 시간을 보내다 일찍 공항으로 나와-마카오 공항은 웹체크인을 지원하지 않아 카운터에서 발권을 해야 한다-
긴 줄을 기다려 체크인 카운터에 도달했더니, 이게 웬일! 비행기 지연이란다. 헐!!
미리 알았으면 숙소에서 좀 늦게 나왔을 텐데... 쩝...;;
뭐 그래도 앉을 의자가 많아 시간을 보내는데 불편하진 않았다.
열심히 시간을 보내다 한국으로 돌아가는 비행기에 탑승, 이제 집으로 간다.